샷·그립·생각 싹 바꾸고 다시 정상에 오른 이재경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6. 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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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결승서 배용준 7홀차 승리
겁내기보다 일단 도전하고
완벽한 페이드 구질 만들어
'집게 그립'으로 퍼팅 극복
어프로치샷 입스도 정면승부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7전 전승으로 우승한 이재경. KPGA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전 전승. 결승전에서는 5홀 남기고 7홀을 앞서는 완벽한 우승. 시원시원한 장타를 날리는 이재경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왕좌에 올랐다.

이재경은 4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GC 레이크·힐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매니지먼트사와 스폰서(CJ)까지 똑같은 배용준을 상대로 5개 홀을 남기고 7홀 차 압승을 거뒀다. 7홀 차 우승은 이 대회 역대 최다홀 차 우승 기록이다.

2021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약 1년7개월 만에 맛보는 우승이자 개인 통산 3승째. 우승 상금 1억6000만원을 받은 이재경은 시즌 상금 3억원(3억1330만3333원)을 돌파했고 제네시스 포인트에서는 1위로 올라서는 겹경사를 맞았다.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낸 결과다. 이재경은 올해 출전한 초반 3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을 당할 정도로 부진했다. 드라이버부터 퍼팅까지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재경의 '터닝포인트'는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 늘 자신과 남서울CC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이재경은 이 대회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얻은 뒤 이어진 우리금융 챔피언십·SK텔레콤 오픈 공동 7위, KB금융 리브챔피언십 공동 10위에 올랐다. 그리고 상승세를 이어 마침내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야말로 다 바꿨다. 일단 이재경은 모든 샷을 페이드(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구질)로 만들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스윙 코치 박창준과 만든 비밀병기다. 맹훈련을 통해 왼쪽 어깨와 골반을 확실하게 열어주는 페이드 구질을 완성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구질을 정착시켰다. 어이없이 왼쪽으로 휘어지는 구질이 나오지 않으니 자신감도 높아졌다.

다음은 퍼팅 그립. 이재경은 올해 초 퍼트가 말썽을 부리자 '집게 그립'으로 바꿔 잡았다. "집게 그립은 내 운명인 것 같다. 거리에 상관없이 모든 거리에서 집게 그립을 사용한다"고 말한 이재경은 "집게 그립은 우승을 만들어준 '마법의 그립'"이라고 강조했다. 마음가짐을 바꾼 것도 이재경 '부활'의 핵심이다. 이재경은 "생활 패턴을 바꿨다. 무조건 오전 6시에 기상하고 집과 연습장, 체육관만 다니는 단순한 생활을 만들었다"며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놀면서 골프를 잘 칠 수 없고, 성장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마음가짐은 '도전정신'. 이재경은 이전에는 도전하기 전부터 겁을 먹고 '안 될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이유로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코스는 아예 출전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할 수 있다' '부딪쳐보자'는 생각으로 바꾸고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재경은 "경험을 통해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웃어 보였다.

이재경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드라이버샷과 퍼팅 난제를 극복한 이재경은 지금 '어프로치샷 입스'와 싸우고 있다. 이재경은 "네(어프로치샷 입스)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는 생각으로 계속 웨지를 잡고 어프로치샷을 시도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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