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車시장 '슈퍼 루키' 현대차에 바짝 긴장한 일본차
부동의 1위 스즈키 증가율 넘어서
도요타도 기아에 점유율 밀려 쓴맛
스즈키·도요타 印서'전기차 연합'
2030년까지 전기차 6종 출시 목표
현대차도 GM인도공장 품고 맹공
최근 인도에서는 소형차에서 중형차 이상의 SUV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다 인도 정부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전동화에 앞서 있는 현대차그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다.
4일 인도자동차공업회(SIAM)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현대차·기아는 인도에서 전년 동월비 12% 증가한 8만4371대를 판매해 부동의 1위인 마루티 스즈키(일본 스즈키와 인도 현지 업체 합작)의 판매 증가율(10%)을 웃돌았다. 현대차는 16.3% 증가한 5만9061대, 기아는 3% 증가한 2만4770대를 각각 팔았다. 현대차에는 크게 뒤쳐지지만 도요타가 지난달 2만410대로 전년 대비 110%의 폭발적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도요타는 올초 인도에 출시한 신형 미니밴 이노바 하이크로스 등의 판매량 증가로 인도 공장을 기존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하고 생산량을 30% 확대해 40만대 체제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인도에서 도요타의 현대차 추격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도요타는 지난해 9월 현대차의 인도 시장 주력 모델인 크레타를 겨냥한 모델인 어반 크루즈 하이라이더(SUV)를 크레타보다 더 저렴하게 내놨다. 지난달엔 인도와 아세안 지역에서 현대차 견제모델로 야리스 크로스 모델 등을 잇따라 공개했다. 지난 2019년 인도시장에 뛰어든 기아가 불과 1년 만에 도요타를 제치고, 점유율 5위로 올라섰던 게 도요타엔 충격을 안겼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만년 1위 스즈키의 인도 시장 점유율이 허물어지면서 도요타와 연합작전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도요타는 스즈키의 SUV인 그랜드 비타라(도요타명 어반 크루저 하이라이더)를 자사 인도 공장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2025년엔 양사 합작 첫 인도현지 생산 전기차를 출시한다. 나아가 2030년까지 총 6종의 전기차를 인도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지각생인 스즈키도 20조엔을 전동화 전환에 투입, 인도 전기차 시장공략에 나서겠다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고, 도요타도 최근 인도 전동화 전환에 480억 루피(약 7600억원)을 투입, 2026년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GM의 인도 현지 공장을 품에 안으며 현지 연산 100만대 체제 구축의 발판을 마련했다. 인도 영화계 거물인 샤 룩 칸을 아이오닉5의 홍보 모델로 기용하는 등 대대적으로 고급 전기차 생산기업으로 이미지도 강화하고 있다. 전동화 전환기인 인도 시장은 토종 기업인 타타, 마힌드라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일본과 한국차가 각축이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은 1%도 안되는 점유율로 고전하고 있으며, 미국 GM, 포드 등은 공장을 팔고 철수한 상태다. 여기에, 인도·중국간 국경선 갈등 문제로 중국 전기차들의 인도 시장 진입이 사실상 막혀있어 한·일 자동차 기업에 기회로 작용한다. 테슬라도 상륙 전이다. 닛산·르노 연합, BMW 등이 인도에 대대적으로 전동화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인도 전체 완성차 시장에서 1%인 전기차의 성장성이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코트라 은지환 인도 첸나이 무역관장은 "인도 현지에서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저렴한 경차인 스즈키를 타지만, 소득이 높아지면 현대차를 탄다는 인식이 있다"며 "특히, 현대차의 전동화 대응이 빨라, 일본차에 비해 우세하면 우세했지 결코 밀리는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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