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포커스] DX·AI 전쟁 핵심무기는 `SW인재`… 2027년까지 20만 육성

팽동현 2023. 6. 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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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537억원 들여 5.2만 양성
융합보안대학원 2개교 확대
화이트해커 교육과정도 도입
전문가 "정예 인력 중요하지만
산업·업무역량 저변확대" 지적

21세기 글로벌 산업은 SW(소프트웨어)가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의 경쟁력은 iOS 플랫폼에서 비롯된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주도권 다툼을 하는 MS(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태생부터 SW가 기반이다.테슬라, 벤츠, 지멘스, GE(제네럴일렉트릭) 등 글로벌 기업들도 SW기업을 표방한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등 DX(디지털전환)의 중심에도 SW가 있다.

SW 경쟁력은 이를 구현하는 인적 자원의 양과 질에 좌우된다. 천연자원이 빈약한 한국에 미래 먹거리로 이만한 산업도 찾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은 불과 수년 전까지 SW가 3D업종으로 불리며 IT강국이란 말이 무색하게 생태계가 열악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인력육성 노력에다 코로나 전후로 SW 수요가 커지면서 SW 경쟁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SPRi(SW정책연구소)가 지난 3월 공개한 '주요국 SW 기술수준 변화 추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은 선도국(미국) 대비 시스템SW는 1년, 응용SW는 0.8년의 기술격차가 나타났다. 2년 수준이었던 2016년보다 개선된 수치다. SW기업 육성과 SW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할 시점이다.

◇디지털인재 100만, 핵심SW인력 20만 키운다

지난해 교육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분야 인재양성 규모는 2021년 정부 재정사업 기준 석·박사급 약 1만7000명을 포함해 총 9만9000명이다.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인재 수요는 초급 9만명, 중급 52만명, 고급 12만 8000명 등 총 73만8000명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초·중등 SW교육 필수화와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등을 통해 초급 16만명, 중급 71만명, 고급 13만명 등 총 100만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디지털 인재 양성에 지난해보다 약 500억원 많은 4537억원을 투자해 전년보다 약 1만명 늘어난 총 5만20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지난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SW진흥전략'을 통해 디지털 100만 인재의 핵심인 SW·AI 고급·전문인재를 2027년까지 20만명 육성하겠다고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SW 전공자 확충을 위한 'SW중심대학'은 현재 51개교에서 2027년 70개교 수준으로 확대하고 내년 계약정원제 도입을 추진한다. AI(융합)혁신대학원은 현재 19곳에서 2025년 22곳, 메타버스대학원을 현재 5곳에서 2026년 10곳으로 확대한다.

특히 캠퍼스SW아카데미와 기업 멤버십 SW캠프 등 기업 주도형 교육을 강화한다. 이노베이션아카데미는 경북에도 새 캠퍼스를 마련하고, 전국 5대 권역의 이노베이션스퀘어는 지역 디지털 인재 거점으로 키운다.

최근 화두인 생성형AI 역량 확보에도 나선다. 자기주도 학습 기반 이노베이션아카데미, 멘토링을 통한 SW마에스트로 등 중·고급 과정에서 코드 분석, 오류 검출·정정 등 SW 개발도구로 AI를 활용하는 교육을 올해부터 실시한다. 내년에는 산·학 협력 프로젝트, 해외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초거대AI 연구개발·활용 역량을 갖춘 고급 인재 양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남철기 과기정통부 SW정책과장은 "민간 협력 방식으로 산업 수요 맞춤형 인재를 공급하는 한편, 각종 특화 대학원을 통해 핵심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를 키우고 있다"면서 "생성AI 확산 등 빠른 기술변화에 따라 디지털 인재 수요도 바뀌는 만큼 적기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새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보보호인력 양성 시급

최근 크고 작은 보안사고가 이어지면서 정보보호인력 양성 확대도 시급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21년 12만4000명에서 2026년 16만3000명으로 약 4만명의 사이버보안 신규 인력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직무별로는 제품개발이 1만3000명에서 1만7000명으로, 보안관리가 9만5000명에서 12만4000명으로, 사고대응이 1만3000명에서 1만8000명으로 수요가 늘어난다. 정부가 지난해 '사이버보안 10만 인재양성 대책'을 마련한 배경이다.

올해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인재 양성 계획의 일환으로 융합보안대학원을 2개교 늘려 총 10개교로 확대했고 정보보호특성화대학도 2곳을 더해 5개 대학에서 인재를 양성하도록 했다.

또한, 청년 사이버 보안 전문가 육성을 위해 기업 주도 '시큐리티아카데미', 최고급 보안 개발자를 위한 'S-개발자', 전문 화이트해커를 확보하는 '화이트햇 스쿨' 등 비학위 전문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이들 전문교육과정은 KISIA(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에서 운영을 맡아 민관 협력 강화를 꾀한다.

KISIA는 이밖에도 과기정통부의 ICT융합산업보안, 온택트 융합보안 인력양성과 고용노동부의 개인정보보호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융합 환경 확산에 따른 'OT(운영기술)보안 교육', 기업 의사결정자들의 보안인식을 높이기 위한 'C레벨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홍준호 KISIA 한국정보보호교육원 부원장은 "정보보호산업 특성상 채용예정자 대상 교육 외에도 재직자들이 필요한 지식·기술을 학습할 수 있도록 모듈형 교육훈련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정보보호기술 숙련을 위해서는 오랜 경험이 필요하므로 전문인력이 산업계에 계속 종사할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하고, 기업·개인들의 보안인식도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W 산업 외에서도 인재 수요 증가

일각에서는 SW개발자 양성에 대해 우려도 내놓는다. 이른바 '양산형 개발자'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인터넷 보급 이후 웹디자이너·웹퍼블리셔 등이 단기에 쏟아져 포화됐던 사례가 있다.

이런 걱정은 기우에 그칠 공산이 크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의 SW 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SW산업에 종사하는 SW 전문인력이 2019년 30만3000명에서 2021년 35만2000명으로 연평균 7.7% 늘었을 때 다른 산업 내 SW 전문인력도 같은 기간 27만3000명에서 31만명으로 연평균 6.6% 증가했다. SW산업 외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최석윤 KOSA(한국SW산업협회) 인재개발팀장은 "SW 인재양성이 DX 속도와 수준을 결정하는 만큼 SW 인력부족은 세계적 현상이고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SW인력 수요가 자동차·금융·유통 등 타 분야로 넓어지면서 아직 국내 중소·중견 SW기업은 여전히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관련 인재를 지속적·안정적으로 육성·공급하려면 산업계 활동을 촉진·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노코드·로우코드 기술 확산, 코드 생성AI의 대두에 따라 앞으로 SW 개발환경에도 변화도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전문적인 SW 설계 역량을 갖춘 SW아키텍트의 주가는 본고장 미국에서도 계속 치솟고 있다. SW 역량을 갖춘 인적 자원의 저변을 넓히면서도 SW 경쟁력을 좌우할 정예 인력을 확보한다는 지금의 전략은 계속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철 SPRi 소장은 "SW·AI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만들어내는 최고급 인재의 수준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각 산업 분야와 업무 영역에서 SW·AI 활용 역량을 갖추도록 저변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며 "다만 이들이 전체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 시 고급기술에 대한 교육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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