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癌, 내가 감당할 문제… 더 많은 시간 정치논평하며 꿋꿋하게 살겁니다"

권준영 2023. 6. 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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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뒤늦게 공개… 심경 밝힌 전여옥 前의원
1년6개월전 '대장암 4기' 판정… 2주마다 항암치료 받으려 병원에
"많은 감동적 댓글 응원·격려에 감사"… 아들에 각별한 애정드러내
일부 좌파들 악성댓글에 놀라 "하루라도 더 사는것이 최대의 갚음"
디지털타임스는 4일 전여옥 전 국회의원과 암 투병 이후의 근황 그리고 여러 정치현안들과 관련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박동욱기자 fufus@>
디지털타임스는 4일 전여옥 전 국회의원과 암 투병 이후의 근황 그리고 여러 정치현안들과 관련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박동욱기자 fufus@>
디지털타임스는 4일 전여옥 전 국회의원과 암 투병 이후의 근황 그리고 여러 정치현안들과 관련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박동욱기자 fufus@>

"아내분이 암에 걸렸는데, 남편분이 정말 소리 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 그걸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정말 가슴 아팠다."

전여옥(64·사진) 전 국회의원은 1년 6개월 전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보통 사람 같으면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모든 것을 내려놓을 만도 했지만 전 전 의원은 그간 해왔던 정치논평을 계속해왔다. 친구 등 가까운 이들에겐 이야기했지만, 기자, 동료 정치인 등 주변인들에겐 일체 알리지 않았다. 그의 암 투병 사실이 언론보도로 나오지 않은 까닭이다.

전 전 의원은 지난 2일 디지털타임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말기 암 투병 이후의 근황과 함께 그간의 심경을 상세하게 털어놨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내시경 검사에서 어떠한 신체적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장암 4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제가 암에 걸리다 보니, 암이라는 병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2주에 한 번씩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간다. 새벽에 채혈하고 아침진료를 받고 있다"며 "암환자의 경우 2주마다 패턴이 같다. 그렇기 때문에 저와 같이 암 치료를 받는 환자분들을 매번 보기 때문에 얼굴을 알게 됐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보통 암환자들은 의사 선생님과도 할 말이 없는 편이다. 어떤 일을 겪었다고 환자가 말하면, 의사 선생님이 그에 맞춰 항암주사를 처방하는 것이 사실상 전부"라며 "그런 가운데 진료가 20분 정도 길게 걸리는 환자들이 간혹 있다. 제 추측컨대 그런 환자 분들은 항암치료도 듣지 않으니 이젠 마무리를 준비하시라는 말을 듣는 경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암환자는 오히려 담담한데 배우자나 자식들이…. 정말 한 남성분은 아내분이 암환자인데 병원 측에서 '이제는 가족들하고 정리하고 호스피스 병동에 가야 한다'는 이런 걸 얘기하지 않았겠나"라면서 "그 말을 들은 남편분이 아내분의 손을 잡고 나오는데 정말 눈물을 소리 없이 뚝뚝 흘리더라. 정말 가슴 아프더라.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울컥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암은 나이든 사람들만 걸리는 게 아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암에 많이 걸린다. 젊은 사람의 경우 3개월 또는 길어야 8개월인 경우가 많다"면서 "젊은 암환자의 경우 세포가 왕성하다보니 암세포 역시 빨리 퍼진다.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빨리 인생을 마무리 할 수가 있나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전 전 의원은 "절망 끝에서 서 있다가 항암치료를 받으면 너무 힘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다음날 눈을 뜰 땐 찬란한 태양이 떠 있고 너무나도 살고 싶은 세상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라며 "저는 암을 통해 인생의 놀라움, 빛남, 화사함 이런 걸 알게 된 것 같다. 제가 철이 들고 성숙해지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또 "2주마다 병원에 가서 항암치료를 받는 일이 보통 일은 아니었다"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가 항암치료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병원, 의료시설의 발전에 경이롭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케모포트'라고 해서 암환자들이 항암치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를 암 환자의 몸에 심는다. 그거를 심으러 가는 날 '나는 꼼짝없이 암환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누워서 가는데 눈물이 나더라. 시트로 눈물을 닦으니까 저를 데려다 주는 분이 저에게 '괜찮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다 겪는 일'이라고 하더라. 그 분의 말씀이 저에겐 엄청나게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주변인들에게도 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저는 주변 사람들한테 부탁하거나, 저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걸 싫어하는 편이다. 그런데 암환자라는 건 제가 느끼기에 약한 모습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굳이 그걸 주변에 알려서 뭐하겠나 하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어차피 제가 스스로 감당할 문제인데 다른 사람한테 부담주고, 가슴 아프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또 좌파들이나 늘 저에게 정치적으로 공격을 하는 사람들이 제가 없어지는 걸 정말 좋아할 거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 전에 '죽어버려라' 하는 댓글을 너무 많이 봐왔다. 그래서 굳이 알려줄 필요가 있냐는 가벼운 생각도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암 투병 사실을 밝힌 이후 반응과 관련해선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나 반응할 줄은 몰랐다. 이후 좌파들이 인간의 선한 본성을 해치는 무시무시한 말, 해선 안 될 말을 대량으로 쏟아내는 거도 놀랬다"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말 많은 분들이 저를 응원해주셨고, 댓글을 읽다가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적인 응원과 격려를 주셨다. 제 인생에서 정말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투병생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아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우리 아들은 자기가 아는 사람 중에 제가 가장 용기 있고 반듯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줬다. 그 얘기를 들었을 땐 정말 기뻤다"며 "엄마이기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을 텐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선 "제가 암 투병 사실을 밝힌 뒤 좌파들의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좌파들이 이 정도로 사악하고 악랄한지 놀랐다. 그들에게 최대의 갚음은 제가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며 "항암치료와 걷기 운동도 하고, 식단 조절도 더 열심히 하고, 하루라도 더 오래 사는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더 많은 시간을 정치논평에 쓰고, 유튜브 방송도 이어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저를 열정적으로 살게 해 준 좌파들에게 일부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며 웃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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