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핵심 '의장분리·감사독립' 여전히 안지켜 [20대 기업 ESG 제자리 걸음]

권준호 2023. 6. 4. 18: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20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4년 전보다 전체적으로 개선됐지만 '이사회 의장 분리'와 '독립 감사실 설치' '집중투표제 채택' 등은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재벌기업의 여러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되는 것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위 20대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의장 분리 안 한 회사 비율 65%
독립 감사실 없는 곳도 절반 이상
"회사 경영권·자율권 침해 우려"
일각선 집중투표제 재검토 주장
국내 20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4년 전보다 전체적으로 개선됐지만 '이사회 의장 분리'와 '독립 감사실 설치' '집중투표제 채택' 등은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독립 감사실 설치는 지배구조 준수의 핵심지표로 뽑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집중투표제 등 일부 지배구조 개선 항목은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우려가 여전해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의장 분리, 독립 감사실 개선 지적

4일 국내 상위 20대 기업의 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보고서 미제출 기업 제외) 지난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지 않은 곳은 13곳(65%), 독립적 내부감사부서를 설치하지 않은 곳은 10곳(50%)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배구조보고서 개정 항목이 처음 적용된 지난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전혀 개선이 안 된 것이다. 지난 4년간 미이행 13개사 가운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독립 감사부서 설치 기업도 10곳으로 동일했지만 롯데지주가 요건을 충족한 대신에 HMM이 미충족한 변화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두 항목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재벌기업의 여러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되는 것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도 "(의장 분리, 독립 감사실 설치 등이) 안 지켜지는 이유는 회사 오너들이 지배권과 경영권 약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와 관련해 법적 제재가 없기 때문에 주주들이 나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권 침해' 집중투표제 재검토 필요

다만 20대 기업 가운데 18곳이 지키지 않은 집중투표제 채택에 대해서는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여전히 강하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1주당 선출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이사 4명을 선임할 때, 1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40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40개의 의결권을 특정 후보 한 명에게 전부 몰아줄 수도 있다. 지난해 기준 20대 기업 가운데 집중투표제를 실시한 곳은 포스코홀딩스와 KT 등 소유분산기업 2곳뿐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집중투표제는 회사 경영권과 자율권을 침해하는 제도로, 안건에 따라 복수의결권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N분의 1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한편 20대 기업의 전반적 지배구조 개선 준수율은 4년 새 10%p가량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준수율은 2019년 66.3%에서 지난해 76.3%로 상승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치가 개선됐다고 하지만) 보통 목표 설정을 할 때 70% 정도는 '보통 수준'으로 인식된다"며 "준수 비율이 적어도 80~90%까지는 올라야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