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30% 성장 동남아 전기차시장···한중 선점경쟁 격화

유창욱 기자 2023. 6. 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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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완성차 업계가 동남아 지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세우며 현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투자를 확대하며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어 향후 중국 업계와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중국 업계가 동남아에 공장 설립을 결정한 건 현지 전기차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각종 이점을 보유한 동남아 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완성차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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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안차, 태국 1.4조원 투자 등
中 완성차 잇단 현지공장 건설
현대차, 아이오닉5 생산 확대
인도네시아 내 밸류체인도 강화
[서울경제]

중국 완성차 업계가 동남아 지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세우며 현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춰 잠재력이 높지만 북미·유럽보다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신흥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에 따라서다. 현대자동차 역시 투자를 확대하며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어 향후 중국 업계와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그룹은 2025년까지 태국에 5억 밧(약 188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부품 공장과 물류센터로 구성된 산업단지를 건설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SAIC는 태국에 연간 생산능력 10만 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밸류체인을 갖춰 현지 생산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산업단지 건설을 결정했다.

중국 BYD의 ‘ATTO 3’.

SAIC뿐 아니라 중국의 유력 완성차 업계는 속속 동남아 시장에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다. 창안자동차는 4월 태국 투자청과 현지 전기차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총 380억 밧(약 1조 4300억 원)을 쏟아부어 연산 1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세운다. 창안차는 태국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동남아뿐 아니라 호주·남아프리카 등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는 이미 179억 밧(약 6800억 원)을 들여 태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내년부터 연간 15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중국 업계가 동남아에 공장 설립을 결정한 건 현지 전기차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다. 동남아 전기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지난해 동남아 지역의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2만 2000대 수준에 불과했을 정도다. 하지만 동남아는 구매력 있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의 자동차 보유율은 5%대에 불과하지만 2025년에는 9%, 2030년에는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에서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매월 약 1000대씩 늘어나기도 했다.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점 역시 중국 업계의 투자를 이끌었다. 태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에 50억 밧(약 1880억 원) 이상 투자한 기업의 법인세를 8년간 면제해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제조사에 부품 수입 관세와 사치세를 면제해주는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 니켈 매장량의 25%를 차지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핵심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한 점 역시 동남아 시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제공=현대차

업계에서는 각종 이점을 보유한 동남아 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완성차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차(005380)그룹은 동남아 시장에 투자를 지속해 중국 업계의 추격을 따돌리고 일본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가져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양산 중인 전기차 아이오닉5의 생산량을 월 1000대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보다 3배 이상 생산량을 늘려 급증하는 현지 전기차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밸류체인도 강화한다. 현대모비스(012330)는 6000만 달러(약 800억 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배터리 시스템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목표 양산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이곳에서 ‘셀-배터리시스템-완성차’로 이어지는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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