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복 왜 뚫렸나 했더니 5년새 납품가격 50% '뚝'
사실상 불량제품 양산 부추겨
방사청 "품질 관리만 된다면
오히려 예산 관리에 효율적"
방위사업청이 장병의 생존과 직결되는 방탄복을 최저가 낙찰제로 사들이면서 불량 방탄복 납품을 방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지난 5년 사이에 방탄조끼 단가가 5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발견한 '뚫리는 방탄복' 역시 낙찰하한율(예정 가격에 낙찰하한율을 적용한 가격 아래로 입찰하면 낙찰되지 않는 방식)조차 없는 입찰에 기업들이 '제 살 깎아 먹기'식 납품 경쟁을 벌이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4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17년 소형 방탄조끼를 개당 31만8888원에 낙찰했으나 5년 뒤인 2022년에는 낙찰가가 17만4800원으로 45.2%나 낮아졌다. 대형 방탄복 낙찰 단가 역시 2017년 23만4890원에서 2019년 16만5800원으로 떨어지고 2022년까지 17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폭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한 미국 방탄복 IOTV의 단가가 100만원으로 추정되는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다.
방탄복 납품 업계에서는 낙찰 하한가조차 없는 최저가 낙찰제가 품질 저하를 부추기고 있다고 호소한다. 방위사업청에 방탄조끼를 납품했던 A사 관계자는 "최근 방위사업청에 방탄판을 납품한 한 업체의 낙찰가는 예산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며 "최저가 입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이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성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털어놨다.
방위사업청의 방탄조끼 낙찰자 결정 방식인 최저가 낙찰제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제도다. 예산 절감 등의 장점이 있지만 과열된 가격 경쟁이 품질 저하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방·경찰 등은 방탄조끼 등 안전장비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입찰하지 못하도록 낙찰하한율을 두고 있으나 방위사업청은 낙찰하한율 없이 방탄조끼를 구매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는 이상 최저가 낙찰제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최저가 낙찰제라고 해도 품질 검사를 정상적으로 한다면 오히려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휴지와 방탄조끼를 같은 기준으로 취급하는 전력 지원 체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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