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 尹은 물론 文한테도 밀리는 이재명 존재감
무플보단 악플이 낫다는 생각에 진심인 곳이 정치권이다. 환호를 보내는 반응이든 아니면 욕을 하는 반응이든 가릴 바가 아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보내고 눈길이라도 줘야 존재감이 생기는 세상이 바로 그곳이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위기다. 관심도 혹은 존재감이 떨어지고 있는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선 검색량이다. '정치적 경쟁자'들과의 비교에서 상대적으로 뒤지고 있다. 검색량 지표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에서 5월 한 달간 이 대표의 검색량은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도 뒤진다. 일간 집계가 되고 0~100 사이에서 지표가 측정되는데, 5월 한 달간 이 대표는 일평균 37에 그쳤다. 문 전 대통령은 43, 윤 대통령은 69를 기록했다.
올해 1~2월만 해도 이 대표의 검색량은 윤 대통령을 앞서거나 비슷했고, 문 전 대통령에 비해선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3월 들어 윤 대통령에게 뒤지더니 4월부터는 격차가 벌어졌다. 5월 들어서는 문 전 대통령에게도 뒤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검색량 역전이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지표에서도 비슷하다. 올해 1~2월 이 대표의 검색량은 단연 앞섰다. 윤 대통령보다 많았고, 문 전 대통령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3월 들어서는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검색량이 엎치락뒤치락했다. 4월부터는 윤 대통령에 뒤지기 시작했고, 문 전 대통령과는 격차가 좁혀졌다. 5월 들어서는 이런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게다가 이 대표는 뉴스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 대표는 다양한 민생·정책 행보를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돈봉투 의혹에다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논란이 민주당을 뒤덮었다. 이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에만 관심이 쏠렸지 민생·정책 행보는 가려졌다. 또 최근 윤 대통령의 외교 활동이 소나기처럼 이어졌다. 외교 노선에 대한 비판 입장을 냈지만 파괴력은 그저 그런 정도다. 이 대표의 법원 출석조차도 이젠 식상한 소식이 돼버렸다.
그런데 한국갤럽 6월 1주 차 조사에선 여전히 야당에 대한 총선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총선에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 지원)가 37%,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 견제)가 49%였다. 지역으로는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다른 모든 지역에서 야당에 대한 기대가 높다. 지난 3월 조사에서는 정부 지원과 정부 견제가 비슷했지만 4월에는 견제가 우세한 구도로 바뀌었고 석 달째 유지되고 있다.
야당을 이끌고 있는 당대표의 존재감은 약해지고 있는데, 야당에 대한 총선 기대는 여당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 괴리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이재명 없는 민주당'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상황에서 이달 말이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귀국한다. 이 대표와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그는 최근 여당은 물론 민주당에 대해서도 이대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는 '절대' 지지한다. 충돌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 점차 깊어지는 이 여름, 민주당의 선택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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