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자산 세수 9조 급감…연말 종부세도 더해질 듯

최하얀 2023. 6. 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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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까지 지난해에 견줘 줄어든 국세수입 34조원 가운데 약 9조원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관련 세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법 개정으로 세 부담을 대폭 낮춘 종합부동산세 감소 영향까지 연말에 더해진다면 자산세수 감소폭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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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올해 4월까지 지난해에 견줘 줄어든 국세수입 34조원 가운데 약 9조원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관련 세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법 개정으로 세 부담을 대폭 낮춘 종합부동산세 감소 영향까지 연말에 더해진다면 자산세수 감소폭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4일 기획재정부가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관련한 국세 수입액은 15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8조8천억원 덜 걷혔다. 감소 규모가 같은 기간 법인세수 감소폭(15조8천억원)보다는 적지만, 1년 전 실적 대비 감소율은 더 컸다. 4월까지 자산세 감소율은 36.1%이고 법인세 감소율은 30.8%로, 자산세가 더 크게 쪼그라들었다.

부동산 거래 침체에 따른 양도소득세 감소 규모가 컸다. 4월까지 걷힌 양도소득세는 5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1천억원에 견줘 7조2천억원(55%)이나 덜 걷혔다. 기재부는 양도세 급감 배경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택 매매량이 1년 전에 견줘 38.9%, 순수토지매매량이 40.6%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도소득세는 거래 후 두 달 뒤 신고되기 때문에, 국세수입 현황에는 두 달 전 거래 실적이 반영된다. 이 밖에 상속증여세는 4월까지 6조원 걷혀 1년 전에 견줘 5천억원이 줄었고, 증권거래세는 1조9천억원이 걷혀 7천억원이 줄었다.

시장 환경 변화뿐 아니라 정부의 감세 정책도 자산세수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정부 임기 시작 직후인 지난해 5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조처가 유예돼 내년 5월까지 이어진다. 거래 문턱을 낮춘다는 취지였는데, 동시에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 완화도 함께 추진하면서 ‘급매’를 제외한 매물은 시장에서 사라지는 효과를 낳았다. 세수도 줄고 거래도 줄인 셈이다.

자산세수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가운데 주요 세목 중 하나인 종부세도 연말에 감소 규모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다. 종부세 납부기한은 매년 연말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26일 펴낸 ‘2022년 가결 법률의 재정소요점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보유세 부담 완화 조처로, 앞으로 5년간 주택분 종부세수는 이전보다 5조6009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종부세 과세기준 공시가격을 올리고(1주택자 11억원→12억원, 다주택자 6억원→9억원), 주택분 종부세율은 내린(2주택 이하 0.6∼3.0%→0.5∼2.7%, 3주택 이상 1.2∼6.0%→0.5∼5.0%) 결과다.

특히 이전까지는 3주택 이상 중과세율을 적용받다가 중과대상에서 제외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세부담 완화폭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공시가 15억원짜리 1주택자의 보유세는 2021년 450만원에서 올해 265만원으로 줄어들지만, 합산 공시가격이 15억원인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각 7억5천만원씩)의 경우 보유세가 2021년 1473만원에서 올해 358만원으로 1115만원 줄어든다.

장혜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세금 감면으로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이에 따라 세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기 침체의 거센 파도 속에서 위기에 대처할 세수마저 부족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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