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다시 오르나···6월에도 순발행 이어갈 가능성 높아진 은행채

권정혁 기자 2023. 6.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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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금리 추이.신한투자증권 제공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6월에도 은행채 발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대출금리가 오를 지 주목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3.843%로, 4월 말 대비 (3.596%) 대비 6.87% 올랐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몸을 사리던 시중은행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은행채를 발행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은행채 금리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 9595억원을 기록하며 7개월 만에 순발행으로 돌아선 은행채는 올해 하반기 기준 125조원 규모의 차환 물량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은행채 발행 한도가 완화(만기 물량의 125%)된 은행들은 이달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 만료를 앞두고 은행채 발행을 적극 늘리고 있다. 지난달 대형 시중은행들은 한도 수준까지 은행채를 발행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조5600억원, 2조2800억원 규모 은행채를 발행하며 발행 한도(125%)를 모두 채웠다. NH농협은행은 한도의 124% 수준인 1조7200억원어치 은행채를 찍어냈다. 신한은행도 은행채 발행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를 자극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910∼6.987% 수준으로,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1년 3개월 만에 3%대로 내려온 상태다. 은행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로 기능한다. 국내 가계 및 기업대출은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아 시장금리 변화에 따른 대출금리 변화가 큰 데, 은행채 금리는 은행 대출 기준금리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채권시장에서는 LCR 비율이 정상화되는 7월을 앞두고 이번달 은행채 발행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채 발행 수요가 5개월 이연되었고 발행 예정기간을 앞둔 신한은행, 대구은행이 하반기까지 은행채를 순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한 몫 한다.

가계대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은행채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4일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 5월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431억원 늘어난 677조6122억원이다. 일반적으로 은행권 자금 수요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대출의 증가다.

다만 최근 은행채 금리 상승세는 연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출시장 ‘큰 손’인 기업의 은행채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연초 크레딧 강세에 힘입어 AA급 이상 우량등급 발행사 중심의 순발행 기조가 나타나며 기업의 은행대출 수요가 감소했다”면서 “신용시장 내 양극화 흐름을 고려하면 중소기업(비우량등급)의 은행 대출 수요는 지속되겠으나 대기업 대출 수요 감소가 더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또 “전반적으로 여유있는 자금사정과 현재 중단기 구간으로 확대된 은행채 금리 차(스프레드) 수준을 고려할 때 6월에 은행들이 급하게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국채 금리 변동성과 단기 금리 상승 속 수급 우려가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연내 시중은행 순상환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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