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대신 요양원 대기줄? 현실이 된 '소멸'…바뀌는 일상[인구소멸]

홍예지 2023. 6. 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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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의 파고가 우리 일상에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

학교와 어린이집이 문을 닫고 그 자리를 노인요양시설(요양원)이 메꾼다.

태어나는 아이는 줄고, 노인 인구만 급증하면서 농촌과 제조업 현장에는 일 할 사람이 없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면서 노동력도 급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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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저출산·고령화의 파고가 우리 일상에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 학교와 어린이집이 문을 닫고 그 자리를 노인요양시설(요양원)이 메꾼다. 인구가 가장 많다는 서울에서만 4개의 학교가 폐교로 사라졌다. 갈수록 찾기 힘든 소아과 병원에 아이 부모들은 새벽부터 줄을 선다. 소아과·산부인과 병원은 폐업이나 진료 과목을 바꾸는 중이다. 태어나는 아이는 줄고, 노인 인구만 급증하면서 농촌과 제조업 현장에는 일 할 사람이 없다. 나라의 연금 곳간도 급속도로 고갈되는 중이다.

자료사진.연합뉴스

4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0~14세 유소년인구는 2020년 631만명(12.2%), 2030년 433만명(8.5%), 2070년 282만명(7.5%)까지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4분기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지난해 1·4분기보다 0.06명 줄어 매년 1·4분기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간 합계출산율은 2022년(0.78명)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70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549만명에서 2033년에 1000만명을 넘고, 2070년에 1486만명(39.5%)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출산율은 전 세계 꼴찌인데, 고령화 속도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서 함께 사라지는 것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집, 초중고·대학은 물론 소아과, 산부인과도 위태롭다. 복지부의 보육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년 2000개 이상의 어린이집이 폐업했다. 학령 인구감소로 폐교 위기인 초중고 소규모 학교는 서울에서만 2년 만에 42% 급증했다.

소아과도 소멸위기다. 올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불과 33명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면서 노동력도 급감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 3명 중 1명이 50대 이상이다. 농촌은 더 심각하다. 농가 인구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 고령자다.

정부로서는 근로소득세 등 조세 수입이 줄어드는 반면, 고령층을 위한 연금·재정 지출은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 2014년 435만명이었던 기초연금 수급자는 올해 66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예산은 2014년 6조9000억원에서 2023년 22조5000억원(3.3배)으로 증가했다.

'소멸의 늪'에서 노인 부양 시설은 급증하고 있다. 복지부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2017년 7만6371개였던 노인복지시설은 2021년 8만5228개로 불과 5년새 약 1만개 늘었다. 전국에서 어린이집·유치원으로 운영되던 곳이 노인요양시설로 변경된 사례는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무려 82곳에 달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위원은 "지금까지 인구 관련 정책은 상당 부분 저출산의 완화 등 인구관리의 측면에서 이뤄졌다"면서 "고령사회에서의 적응이나 인구변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관한 연구와 정책 준비가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출산율을 높이려는 정책을 통해서 인구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이제 인구정책의 모든 계층의 삶의 질 전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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