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반관’ 한계 탈피… 732만 동포 정책 통합 ‘컨트롤타워’ [심층기획-재외동포청 출범]
재외동포재단 해산시키고 廳으로 격상
외교·법무·교육 등 기능 한 곳에 묶어
정책 수립과 예산 편성으로 통합 집행
정원 151명 소규모… 초기 혼란 우려도
서울에 통합민원실인 ‘지원센터’ 운영
“아직 미완의 조직 추후 입법 필요” 지적

재외동포청은 외교부, 법무부, 교육부, 병무청 등 재외동포 관련 기능들을 하나로 묶어 출범한다. 그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재외동포 정책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데 첫째 의미가 있다.
임채완 사단법인 재외동포연구원장은 지난달 29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외동포청 출범의 가장 큰 의미 중 하나는 그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재외동포 정책을 하나로 통합하고, 통합적 의미에서 재외동포 정책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외동포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법을 제정하며 예산을 편성하는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것이 재외동포 정책 부재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1999년 ‘재외동포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은 진작 마련돼 있었지만, 기능이 흩어져 있는 데다 유사한 기능을 하던 재외동포재단은 ‘반민반관’(半民半官) 기관이기 때문에 정책에 힘을 싣고 하나로 구성하기가 어렵다는 한계점이 지적돼 온 바 있다.
이제 막 출범하는 재외동포청이 추진하는 정책 방향과 구성에 대해선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외교부는 재외동포 정책의 지향점을 ‘재외동포들이 민족적 유대감을 유지하면서 거주국에서 그 사회의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민족적 배타성에 호소하기보다는 재외동포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재외동포청을 반기는 것은 무엇보다 외국의 한인사회다. 대한민국 인구가 약 5000만명임을 고려할 때 약 750만명이라는 숫자가 적지 않은 데다가, 세계 각국에 흩어진 한인사회의 영향력이 커지며 정부도 높아지는 정부 직속 재외동포 담당기구에 대한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에도 재외동포청 신설이 포함돼 있었으나 결국 새 정부 출범 후 마련된 정부조직법에서 빠졌다. 이번 재외동포청 소재지 결정 과정에서도 세계 여러 지역의 한인회가 서울, 인천, 제주 등 다양한 지역을 지지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 재외동포 사회 일각에선 출범하는 재외동포청이 당초 기대했던 만큼 강력한 조직은 아니라는 점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출범 자체에 의미를 두는 평가가 많다.

신설되는 재외동포청 정원은 151명이다. 통상적으로 청급 정부기관의 인력은 최소 200여명인데 그보다 작은 기관으로 출범하게 되는 것이다. 외교부는 최근 재외동포청 경력 경쟁 채용시험 원서 접수를 마감했는데, 이 중 정원의 약 42%인 64명을 뽑고 나머지는 다른 부처에서 파견을 받게 된다. 다만 재외동포청이 출범하는 5일까지 모든 인원이 구성되지는 못해 출범 초반에는 다소 혼란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재외동포청은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도 하지만 기존 외교부, 법무부, 병무청 등에서 맡아 하던 영사·법무·병무·교육 등을 묶어 원스톱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에서 대민 서비스 창구 역할의 비중도 클 전망이다. 이 점 때문에 서울에 재외동포청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외교부 등으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인천에 본청이 설립된 대신 서울 광화문에 설치되는 통합민원실인 ‘재외동포서비스지원센터’가 이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해산되는 재외동포재단이 기존에 맡던 재외동포·단체 교류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및 차세대 동포교육, 문화홍보사업 등도 재외동포청이 이어받게 된다. 해산되는 재외동포재단에서도 관련 업무를 하던 인원이 일부 재외동포청으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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