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새 인공위성 이름 ‘만리경’…김정은 업적 띄우기 의도 담았나

이병철 기자 2023. 6. 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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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발사에 실패한 인공위성의 이름이 '만리경 1호'로 알려지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주 개발에서 자신의 업적을 치켜세우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후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실어 발사했다"며 "천리마 1형이 정상비행하던 중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인공위성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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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5차례 위성에 쓰인 ‘광명성’ 대신 ‘만리경’ 작명
김일성 의미하는 이름 대신 새 이름으로
김정은 업적 치켜세우기 용도 추정
북한이 '우주 발사체'를 발사한 지난달 31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지난달 발사에 실패한 인공위성의 이름이 ‘만리경 1호’로 알려지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주 개발에서 자신의 업적을 치켜세우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오전 6시 27분쯤 군사정찰 위성을 실은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 광명성 4호를 발사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인공위성을 다시 쏘아 올린 것이다. 다만 이번 발사는 발사체의 2단 엔진의 오작동으로 서해에 추락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실어 발사했다”며 “천리마 1형이 정상비행하던 중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인공위성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인공위성 개발 과정을 선전하면서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만리경이라는 이름이 알려진 것은 당시 보도가 처음이었다.

북한은 만리경 1호에 앞서 지금까지 총 5개의 인공위성에 ‘광명성’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발사를 시도했다. 북한의 첫 위성인 광명성 1호는 1998년 발사됐으나 궤도에 오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광명성 2호, 광명성3호 1·2호기, 광명성 4호를 2016년까지 발사했다. 만리경이라는 이름은 이번에 발사한 인공위성부터 사용됐다.

북한이 인공위성 이름을 바꾼 이유로는 김정은이 김정일의 업적을 이어받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광명성 위성이 북한에서 김정일을 지칭하는 ‘광명성’ ‘백두광명성’을 본따 지은 만큼 새로운 이름을 사용해 우주 기술 분야에서 자신의 업적을 치켜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만리경은 ‘만리를 보는 망원경’이라는 뜻을 담은 만큼 군사정찰위성으로서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한 작명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이전까지 발사한 광명성 위성은 지구관측위성인 반면 만리경은 군사정찰위성에 속한다.

반면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은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상징하는 단어다. 천리마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명마로 하루에 천리(약 393㎞)를 달릴 수 있는 말이다. 김일성은 1960년대 6·25전쟁 이후 “천리마를 탄 기세로 ‘국난’을 극복하자”며 ‘천리마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천리마 운동을 언급하며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난의 천리를 가면 행복의 만리가 온다”는 구호를 강조하며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북한은 인공위성과 우주발사체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대외적으로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으나, 발사체의 결함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 2시간 30분만에 ‘군사정찰위성 발사시 사고 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만리경 1호와 천리마 1형의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서는 관련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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