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취해 길가 행인 3명 차로 들이받은 20대 징역 7년→6년…이유는

처음 본 택시기사에 시비 걸고 화 나 범행 저질러
"일부 피해자와 합의, 원심 선고 다소 무거워"

수원고등법원 ⓒ News1 박효익 기자

(수원=뉴스1) 양희문 기자 = 마약 투약 후 길거리에서 처음 본 택시기사에게 시비를 건 뒤 화가 난다며 길가에 있던 사람들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줄었다.

수원고법 형사3-2부는 살인미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보면 원심 선고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며 감형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경기 광주시 주거지에서 마약류인 LSD를 투약한 후 길거리에서 처음 본 40대 택시기사 B씨와 그의 지인 C씨를 자신이 몰던 BMW차량으로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자신의 차를 후진한 뒤 길가 맞은편에 있는 40대 여성 D씨를 향해 돌진해 다치게 했다. 이후 A씨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 D씨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머리와 몸을 폭행했다.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다발성 골절로 1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으며, C씨와 D씨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마약 투약 후 집 근처를 돌아다니던 중 B씨에게 “커피를 달라”고 요구했다가 무시당하자 길가에 주차된 B씨의 택시 운전석에 탔는데, B씨가 이를 제지하자 화가 난다며 집에 가 차를 끌고 나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LSD를 투약하면 환각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심신미약으로 인해 형을 감경할 수 없다”며 “사소한 이유로 화를 참지 못해 살인미수 범행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이 사건 범행 당시 마약으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 심신미약 감경을 하지 않은 원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기 때문에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심신미약 감경을 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다만 살인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반성하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낮췄다”고 밝혔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