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인터뷰] 이건배 수원회생법원장 "신속 해결이 가장 중요한 덕목"

배수아 기자 2023. 6. 4. 13: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원회생법원 개원 3개월만에 가시적 성과
사건처리일수 서울회생법원 비슷하게 처리
이건배 수원회생법원장이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회생법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5.2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어려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기준에 따라 신속하게 해결해주는 게 수원회생법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건배 수원회생법원장은 지난 달 26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채무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국민경제의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수원회생법원의 실무준칙을 개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1일, 경기남부의 사법역사가 살아 숨쉬는 경기 수원에도 많은 국민들의 바람에 힘입어 또 하나의 도산전문법원이 만들어졌다. 2017년 서울에 첫 도산전문법원인 서울회생법원이 설치된지 6년만이다.

수원회생법원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지역별 편차'가 있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조건에 따라 개인 회생 여부가 결정돼야 하는데 사건처리속도 등에서 지역별 편차가 너무 크다보니 특히 지방에서 불만이 많았다. 정치권에서 논의끝에 지난해 12월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드디어 지난 3월 1일 수원과 부산에 회생법원이 설립됐다.

서울 지역 관할 인구가 950만인데, 경기남부 지역은 이에 못지 않은 850만이다. 기업들도 많아 예전부터 다른 지역에 비해 경기남부에서 도산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들어 코인이나 주식 등으로 1980년대 후반~90년대생들의 도산 비율도 늘어났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국 법원 중 도산사건 접수건수가 증가한 상위 3개 법원 안에 수원회생법원이 포함된다. 부산회생법원 38.1%, 대구지방법원 31.2%, 수원회생법원 30.9% 순이다.

이 법원장은 "3개월밖에 안 됐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벌써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원회생법원이 생기기 전과 후의 사건처리일수가 눈에 띄게 단축됐다.

수원회생법원에 따르면 개인회생의 경우 접수부터 개시 결정까지 1월 서울회생법원은 128.5일, 수원지방법원은 182.2일이었다. 2월도 서울회생법원이 149.3일, 수원지방법원이 199.3일로 서울과 수원간 차이가 컸다.

3월 수원회생법원이 생기고 난 후에는 3월 서울회생법원이 137.7일, 수원회생법원이 181.1일이었다가, 4월들어 서울을 비슷하게 따라잡았다. 4월 사건처리일수를 보면 서울회생법원이 146.9일, 수원회생법원이 155.9일이다. 5월도 마찬가지다. 5월 서울회생법원이 140.5일, 수원회생법원이 148.2일이다.

이 법원장은 "수원회생법원이 생긴지 3개월만에 서울과 거의 비슷해질 정도로 개인회생 처리가 되고 있고 다른 법인 사건도 거의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엄청난 효과"라고 강조했다.

이건배 수원회생법원장이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회생법원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5.2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렇게 된데에는 수원회생법원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법원장은 "'개인회생'은 일반 재판과는 다르다"며 "전국에서 비슷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 비슷한 조건하에 신청을 하기 때문에 '똑같은 기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평에도 맞고 빠른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똑같은 기준점이 바로 '실무준칙'"이라고 설명했다.

수원회생법원이 만들어지기 전 경기남부의 도산사건을 맡았던 수원지방법원 파산부 소속 법관들은 회생법원 개원 전부터 실무연구회를 통해 '실무준칙'을 정비했다. 개원 후에도 개인회생·개인파산의 조사 범위와 청산가치 반영 등에 대한 실무준칙 개정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개정된 실무준칙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뿐만 아니라 수원회생법원은 종전 수원지방법원 파산부 대비 부장판사 1명과 일반직원 13명이 증원됐다. 이 법원장은 "증원된 1명의 부장판사는 개인파산과 개인회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도산사건에 관한 전문성과 풍부한 실무경험을 갖춘 법관과 직원들이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수원회생법원은 △법관워크숍 △재무제표 분석강의 개설 △개인회생 간담회 △개인파산관재인 간담회 △법인파산관재인 간담회 등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수원회생법원은 수원법원종합청사 민원동 1층에 회생법원 접수창구와 사법접근센터 내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우선상담창구가 마련돼 있다. 또 개인회생 전담 변호사 18명이 주2회 2시간씩 개인파산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이 법원장은 "경기남부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과 기업에게 수준높고 전문화된 도산 관련 사법서비스를 더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건배 수원회생법원장이자 수원지방법원장은 사시30회, 연수원 20기다. 1991년 광주지방법원 임용을 시작으로 2019년 수석부장판사로 수원지방법원에 와 2022년 2월 수원지방법원장이 됐다. 수원회생법원 개원 후엔 수원회생법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sualuv@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