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눈동자 입술은 ‘인제’에 있어”…시인도 자작나무도 액티비티도, 잊지 못하지[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입력 2023. 6. 4. 12:35 수정 2023. 6. 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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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으로 채운 인제의 변신과 관심
박인환 떠난 자리 그 눈동자 입술은 인제에
방탄소년단도 탔다는 그 번지점프
별이 쏟아지는 인제 글램핑
인제 자작나무숲. 사진|강석봉 기자


고립무원에 발목 잡힌 인제는, 사통팔달로 기지개를 켰다. 조물주가 애써 묶어놨던 인제는, 원통해서 못 살았다. 그 족쇄를 끊어낸 것은 오롯이 인간이다.

그 옛적 푸른 청춘이 눈물 젖은 ‘짬밥’을 먹으며 남긴 ‘원통=인제’는, 오늘날 컬러풀 여심(旅心)의 감동 젖은 찬미가 가득한 ‘달통=인제’가 됐다. 선녀 꾄 나무꾼 마냥, 인제의 굽은 도로는 어깨에 잔뜩 고단한 삶의 짐을 달고 살았다. 밭뙈기, 논이랑이라고는 눈 씻고 봐도 없는 이곳에서, 사람들이 기댈 곳은 산비탈뿐이다. 오죽하면 ‘내 사랑 선녀님’이 줄행랑을 쳤을라고…. 조상들이 기획부동산에 속아서 뿌리 내린 것이 아니라면, 이곳에 삶의 터전을 일군 것은 X배짱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 까.

인제 자작나무숲 드론샷. 사진제공|트래블팀


이제 인제, 그 힐난의 공간에 힐링의 바람이 머물고, 필링의 시간이 예비했다. 바로 인간의 역사하심이 인제를 꼿꼿하게 세웠으니, 과거지사 인제는 걱정을 붙들어 매시라. 태백 준령에 이리 멋지고 차도록 넘치는 신인류, 인제가 꿈틀거린다.

사진|강석봉 기자


자작나무숲으로 채운 인제의 변신과 관심


비가 오는 중에도 인제 자작나무숲 탐방에 나선 사람들. 사진|강석봉 기자


자작나무 숲은 솔잎혹파리가 망쳐놓은 ‘인제의 산을 살려놓겠다’라는 동네 사람들의 노심초사가 일궈낸 ‘뉴딜정책’이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 비탈을 올라 자그마치 70만 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었다.

자작나무숲에는 8개 탐방 코스와 원대임도(아랫길), 원정 임도(윗길)까지 더해 총 10개 탐방로가 개설돼 있다. 코스 선택은 안내소 곳곳에서 약도와 숲 해설사가 배치되어 있어 참고하면 된다. 최단 거리는 원정임도를 거쳐 자작나무숲까지 돌아오는 왕복 6.4㎞ 코스다. 여유롭게 걸으려면 원대임도(2.7㎞), 달맞이숲코스(2.3㎞), 치유코스(0.4㎞), 자작나무코스(0.9㎞)를 거쳐 자작나무숲을 돌아보고 원정임도(3.2㎞)로 돌아오는 코스도 있다. 총 9.0㎞, 4시간가량 걸린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제대로 보려면 난코스를 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오후가 되면 입산이 통제되니, 미리 확인하고 일찍 서두를 필요가 있다.

자작나무숲을 탐방하는 사람들. 사진제공|권지영(여행작가)


다만 일행 중 산행에 문제가 있는 분이 있다면 그곳에서 밥이라도 제대로 먹고 오면 뿌듯할 수 있다. 자작나무 숲 안에 곰취 떡갈비와 산나물 비빔밥을 하는 식당이 있다. 차로 갈 수 있고 예약은 필수다. 이곳에 예약하면 자작나무 숲길을 차로 이동할 수 있다. 걷기에 취약한 일행이 있으면 최고의 선택이다.

결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스마트 관광도시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인제군은 3년간 국비 45억 원을 지원받아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자작나무숲에 특화된 스마트관광 요소를 구축할 계획이며 2024년 말 서비스가 시작된다.

인제 자작나무숲. 사진|강석봉 기자


박인환 떠난 자리 그 눈동자 입술은 인제에


인제 박인환문학관 전경. 사진제공|권지영(여행작가)


시인 박인환(1926~1956)도, 선녀처럼 인제를 떠났다. 살 곳이 못 된 인제라지만, 그리움까지 앗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시인은 1956년 나애심의 ‘세월이 가면’으로 하염없이 깊은 그리움에 우리를 가뒀고, 그 뒤를 이어 가수 박인희·조용필·최백호의 목소리에 그 애달픔을 아로새겼다.

박인환문학관 소장품. 사진|강석봉 기자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인제를 그를 잊지 않고, 기념관을 세웠다. 요절 시인 박인환은 인제에 오롯하다. 인제는 말한다.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사랑은 가고/과거는 남는 것/여름날의 호숫가/가을의 공원/그 벤치 위에/나뭇잎은 떨어지고/나뭇잎은 흙이 되고/나뭇잎에 덮여서/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하략”

박인환은 살아있다. 그의 눈동자 입술은 우리들 가슴에 있다. 인제는 시인 박인환이 인생을 놔버렸지만 그의 문학을 꽉 쥐었다. 그가 토해낸 시구들은 하늘에 박힌 별들처럼 생명을 넘어 영원을 향해 달린다.

인제 사람들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산촌민속박물관. 사진제공|권지영(여행작가)


고단한 인간사가 박제된 인제는 살아있는 박물관 도시로 꿈틀댄다. 인제 시내에 박인환문학관이며, 산촌박물관, 기적의 도서관이 서로 모여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인제의 변화를 이끄는 삼두마차가 됐다.

개괕을 준비 중인 인제 기적의 도서관. 사진|강석봉 기자


산촌 민속박물관은 세월이 흐르며 사라지는 민속 문화를 소개하는 곳으로 계절과 세시풍속에 따른 인제 산촌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떼돈 번다’라는 말이 과거 인제 벌목장에서 생긴 말이란 설명도 이채롭다. 박물관과 문학관 모두 무료 관람이다.

인제 시내에 있는 박인환문학관, 산촌민속박물관 등 드론샷. 사진제공|트래블팀


방탄소년단도 탔다는 그 번지점프


번지점프를 준비하는 사람들. 사진|강석봉 기자


인제를 찾은 청춘들은 자신의 몸을 던지고, 하늘을 향해 쏘고, 자신에 달린 멍에를 끊어내며 도전을 마무리 한다.

도전! 번지점프. 사진|권지영(여행작가)


최근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현진영이 ‘진영투어’를 통해 인제 합정강 번지점프와 슬링샷 등 액티비티를 즐겼다. 이 곳의 번지점프는 63m의 아찔한 높이로 방탄소년단도 체험한 것으로 유명하다. 번지점프장 인근에는 사람이 탄 채로 하늘로 새총쏘듯 쏴지는 슬링샷도 있다. 번지점프와 달리 공포보다는 재밌다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시내에는 줄없이 뛰어내리는 번지점프장도 마련되어 있다. 다만 미리 운영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

번지점프에 성공한 모습. 사진제공|트래블팀


하늘이 내린 인제에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만든 내린천은 여름이 다가오면서 래프팅은 물론 리버버깅 등 젊은이의 벅찬 숨소리와 환호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관심에는 축제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앞서 5월 있었던 용대리 황태는 말 그대로 ‘용 됐다’. 이제 인제는 과거의 인제가 아니다.

또다른 액티비티인 슬링샷. 사진제공|권지영(여행작가)


별이 쏟아지는 인제 글램핑


인제 햇살글램핑장. 사진제공|트래블팀


하늘이 내린 인제에 별이 내린다. 별 바라기 글램핑 여행지로 그만인 이유다. 별이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인제의 오늘은 추억이 된다.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숲 가는 길 인근에 깊은 자연이 품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인 글램핑 캠핑장 ‘햇살글램핑’이 있다. 홈페이지 제작 중이라 포털 검색을 통해 연락해야 한다. 성수기 20만 원, 비수기 15만 원이다.

인제 햇살 글램핑장. 사진|강석봉 기자


개인 소유의 땅이었으나 인제군에서 매입해 새롭게 조성한 곳이어서 깔끔하다. 특히 글램핑 숙소 개별마다 실내 화장실을 둬 세면과 샤워를 할 수 있다.

캠핑의 백미인 바비큐 장비도 잘 갖춰져 있다. 햇살글램핑 바로 앞에는 계곡에서 내려온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이 있어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다. 마을과 동떨어져 있어, 친구들과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른다 해도 주변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제군 햇살 마을 전상천 이장은 “인제는 깊은 설악산과 태백산맥 기운을 느끼며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에는 막국수로 유명한 원대막국수도 있다. 주말엔 줄서기를 각오해야 한다.

인제 자작나무숲. 사진|강석봉 기자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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