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old] 의미 없는 라이벌전? 전북이 현대가 더비에서 찾은 의미

김환 기자 2023. 6. 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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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전주)]


전북 현대가 느끼는 라이벌전 승리의 의미는 컸다.


전북은 3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6라운드에서 울산 현대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전북은 7위를 유지했다.


경기 내내 밀리던 전북은 두 번의 슈팅으로 경기를 끝냈다. 후반 39분 아마노 준이 올린 크로스를 골문 앞에 있던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내 전북은 울산이 다급해진 틈을 타 쐐기까지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역습 찬스를 잡은 전북은 송민규의 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쐐기골을 터트렸고, 경기는 전북의 2-0 승리로 끝났다.


전북이 승리하기는 했으나, 두 팀의 격차는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번 시즌 내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은 승점 38점과 리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승점 18점이던 전북은 21점이 되어 잠시 6위로 올라섰지만, 광주FC가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다시 7위로 내려갔다. 전북과 울산의 승점 차는 17점이다.


두 팀의 상황과 승점 차 때문에 지난 시즌에 비해 현대가 더비 승리가 갖는 의미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전북과 울산은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고, 승점 3점 차이로 울산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8일 울산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현대가 더비가 우승의 향방을 갈랐다고 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약 8개월 뒤 펼쳐진 6월 3일의 현대가 더비는 울산 입장에서는 팀에 시즌 두 번째 패배를 안긴, 흘러가는 시즌 중 한 경기에 불과했다.


홍명보 감독의 모습에서도 알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패배에도 의연했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침착하게 “라이벌에 패배했다는 건 팬들에게 죄송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경기력에서도 밀리고 패배했다면 위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과정 면에서 선수들이 흔들림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 1위고, 전북이 오늘 이겼다고 우리 밑으로 곧바로 올라오는 것도 아니다. 아직 순위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실은 냉정하다. 홍명보 감독의 말처럼 전북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했다고 순식간에 울산의 밑으로 치고 올라가지는 못한다. 전북이 이번 시즌 울산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도 상당히 낮다. 이는 전북 팬들도 아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전북에 현대가 더비 승리는 상당히 중요했고, 필요한 승리였다.


전북은 이번 시즌 초반부터 삐걱대며 좀처럼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전체를 통틀어 7패를 당했는데, 이미 쌓은 패가 7패다. 7위라는 위치 역시 전북이라는 클럽에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당장 직전 경기였던 포항 원정에서도 패배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북은 승리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벌전 승리는 전북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에 충분하다. 전북은 이번 현대가 더비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대신 한 번의 라이벌전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발판으로 삼는 게 중요하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라갈 필요가 있다.


김두현 대행 역시 “힘든 상황이기는 하나, 우린 반등해야 하는 입장이다. 분위기나 흐름을 타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경기 결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경기 결과에 기뻐하면서도 “다만 상대가 울산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반등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만족하지 않길 바란다. 만족하는 순간 틈이 생긴다. 꺼진 불을 다시 지피는 건 어렵다. 선수들이 자각하고 지금 분위기를 유지해 연승을 거두고, 새 감독님이 오시기 전까지 발전하면 좋겠다”라며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고 분위기를 유지하길 바랐다.


전북의 다음 상대는 대구FC다. 전북은 현대가 더비 승리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대구전에서 시즌 첫 리그 2연승에 도전한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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