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 최초는 나”…때아닌 ‘원조’ 논란 진실은? [MK위클리반도체]
헌데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원조 논쟁’이 제기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두고 서로 ‘최초’임을 주장했기 때문이죠.
특히 최근 엔비디아 깜짝 실적 이후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매우 뜨거운 상황에서 이 같은 원조 논쟁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과연 ‘차세대 반도체 원조 맛집’ 일까요?
DDR5는 기존 D램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DDR D램이 2001년 출시된 이후 다섯 번째 업그레이드된 기술 표준을 의미합니다. 이중 선폭을 12㎚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을 업계에서는 10㎚급 5세대 DDR5라고 부릅니다. 즉 10㎚급 5세대 DDR5은 업계 가장 최신의 D램 메모리 제품인 셈입니다.
DDR5의 큰 수요처는 바로 데이터센터입니다. 메모리 업계가 이렇게 차세대 DDR5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데이터 서버 수요가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올 1분기(2~4월) 매출은 71억9000만달러(약 9조5483억원)로 시장 전망치를 10%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엄청난 주문을 목격하고 있다”고 밝히며 간증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EUV 장비를 사용하는 대신 자체 개발한 ‘멀티패터닝’ 기술을 적용했다는 사실입니다. 고가의 EUV를 쓰지 않고도 초 미세공정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죠.
실제로 양산 선언 이후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과 함께 승승장구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 27.6%로 2위였지만 올 1분기에는 23.9%를 기록, 28.2%의 마이크론에 자리를 내주고 3위를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밀린 건 2013년 4분기 이후 10년 만입니다.
답은 삼성이 강조한 ‘12㎚ 공정’에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기술을 13㎚급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엄밀하게는 통상 10㎚급 5세대의 통용 기준인 12㎚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이 같은 13㎚의 마이크론을 은근히 ‘디스’한 셈이죠.
지난 달 30일 SK하이닉스는 10㎚급 5세대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인텔의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텔은 전 세계 서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검증을 마치면 해당 D램은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플랫폼인 ‘제온 스케일러블’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비중이 큰 서버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초대형 협력사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의미는 그만큼 상용화에 한단계 가깝게 다가섰다는 뜻입니다. SK하이닉스가 굳이 ‘최초’라는 표현을 쓴 이유죠.
원조 논란에서 사실 ‘최초’임은 엄밀하게 말하면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는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느집이 가장 맛있느냐죠. 반도체 업계도 마찬가지 입니다. 중요한 건 누가 가장 먼저 만들었냐가 아닌 누가 가장 먼저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대형 고객사들을 유치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옴디아에 따르면 내년 DDR5의 시장 점유율은 51%를 기록해 처음으로 DDR4(49%)를 추월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정해지고 이에 따라 점유율 순위도 또 다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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