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홈쇼핑에서는 일요일에 여행상품을 팔까요 [세모금]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무심코 TV 채널을 넘기다가 홈쇼핑 채널에서 멈칫한 적 있으신가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 군침 도는 음식을 팔고, 어디로든 훌훌 떠나고 싶을 때 여행 상품을 소개합니다.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처럼 마침 관심있는 제품을 팔고 있는 경험을 종종 하셨을 겁니다.
홈쇼핑에서는 언제, 어떤 제품들을 팔지 어떤 기준을 갖고 정하는 걸까요. ‘168시간의 비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방송의 성공 여부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편성’입니다. 홈쇼핑 생방송 시간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기준으로는 168시간입니다. 이 중에서도 프라임 타임(가장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은 오전 8시부터 11시 사이, 그리고 오후 8시부터 11시 사이입니다.
홈쇼핑 편성표는 총 168칸으로 구성됩니다. 1시간 단위로 일주일치 편성을 짜는 식이죠. 이 168개의 칸마다 상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홈쇼핑 실적의 핵심이 됩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제품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날씨뿐만 아니라 올림픽 같은 국가적 행사, 타 방송사의 편성 현황 등을 염두에 둬야 하죠. 이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특히 홈쇼핑 채널은 매시간 실적이 직접 결부돼 있기 때문에 이런 변수들에 더 예민합니다.
일반적으로 홈쇼핑 편성팀에 방송 경험이 많은 MD(상품 기획자)나 PD(프로듀서) 출신인 과장급 이상의 베테랑 직원으로 구성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홈쇼핑 편성을 위한 회의는 보통 생방송 3주 전쯤 시작한다고 합니다. 수십 번의 회의를 거쳐 방송 2주 전쯤 편성의 윤곽이 잡힙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방송 직전 또는 방송 중에도 편성이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편성표에 전체 방송 시간 중 5% 정도를 빈 공간으로 놔두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홈쇼핑 프로그램의 편성 기준은 뭘까요. 업계에서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지는 않지만 시간대별로, 요일별로 집중하는 카테고리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일례로 오전 6시부터 7시 사이에는 6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홈쇼핑 시청을 많이 하는 시간대입니다. 이에 맞춰 건강기능식품이나 아웃도어용품 등을 편성하죠. 반대로 자정 전후의 늦은 밤 시간대에는 젊은 고객의 시청률이 높기 때문에 패션잡화나 뷰티 상품 등을 배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홈쇼핑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대는 평일 오전 8~10시입니다. 주요 소비층인 전업주부의 시청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죠.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까지 학교에 보낸 다음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아침 드라마를 보는 시간대죠. 전업주부는 제품에 대한 정보도 많고 가격 비교나 민감도도 높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고 하네요. 신상품을 선보이기에도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평일보다 가족들이 함께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높은 가격의 제품들을 광고합니다. 주말에 유독 냉장고, 세탁기 등 디지털·가전 제품이나 여행 상품이 많이 보이는 까닭이죠. 남성 캐주얼·오피스 패션 아이템도 많습니다.
날씨도 홈쇼핑 매출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네요.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안 좋으면 집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아 실적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죠. 실제로 CJ온스타일에 따르면 비가 많이 내린 데다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28일 TV홈쇼핑 생방송 매출은 전주 일요일에 비해 14%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주말마다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홈쇼핑 업체들은 하루하루의 날씨를 고려하는 대신 시즌을 구분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장마 시즌에는 제습기, 에어컨, 건조기를 4~5월에는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비한 공기청정기 판매 방송을 편성하는 식이죠.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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