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대출 하락세 아니었나?…금리 폭탄에 속타는 수분양자들
중도금 대출은 6%대 다반사
가산금리 산출체계 개선 요구 커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며 다소 진정됐지만 일부 사업장들의 경우 가산금리가 2%포인트를 웃돌아 연 6%가 넘는 중도금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심심치않게 나타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3%대 후반에 진입했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도 3.67%까지 떨어지며 3%대 중반을 향해 내려가고 있다.
이는 대출금리와 연계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작년 11~12월 4%를 웃돌다 이달 기준 3.44%까지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대출금리는 코픽스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하지만 좀처럼 조정되지 않는 가산금리로 수분양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지의 규모와 분양가, 시공사의 도급순위 등을 반영해 가산금리가 책정되는데 일부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우 여전한 부동산 PF 리스크 등으로 중도금 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도금 대출은 재건축이나 신규 분양 아파트에 입주하는 차주(대출을 받는 사람)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이들에게 은행 등 금융사가 일괄 실행하는 상품으로 건설사가 주선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분양을 앞둔 건설사가 은행과 함께 모든 입주자를 상대로 해준다.
수분양자는 중도금 첫 납부일로부터 한 달여 전 금리 등 대출 조건 등을 통보 받는다. 대출 금리는 해당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사가 4~5개월여 전 사업 진행 단계에서 자금 조달 방안을 계획할 때 금융사 마진에 해당하는 대략적인 가산금리 수준이 정해진다.
이 때문에 중도금 대출 실행 시점의 금리 수준이 최근의 금리 동향과 괴리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차주 입장에서 금리 수준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례로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내 D아파트를 분양 받은 A씨는 “가산금리가 2.7%포인트로 이달 중도금 3회차를 납부했는데 금리가 6.1%”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분양 받을 당시 코픽스(1.74%)가 두 배 가까이 올라 부담이 큰데 다른 단지에 비해 가산금리가 너무 높다”고 말했다.
같은 단지를 분양 받은 B씨도 “이자 부담이 너무 커서 계약을 포기할까 고민 중”이라면서 “중소 건설사 리스크를 왜 수분양자가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대전 중구 선화동 S오피스텔도 지난해 오피스텔까지 100% 계약률을 기록했지만, 계약자들은 6%(가산금리 2.62% 포인트)가 넘는 중도금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그나마 대형 건설사가 짓는 서울 대단지 아파트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작년 12월 공급을 시작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성북구 장위자이 래디언트의 경우 가산금리가 각각 1%포인트, 1.3% 포인트로 현 시점에서 중도금 대출 금리는 4%대다.
지난 3월에는 은행이나 저축은행, 캐피탈,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서 실행되는 중도금 대출(집단 대출) 가산금리 산출 체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된 날부터 30일 이내 5만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 국민동의청원으로 국회에 접수된다.
청원인 C씨는 기준이 제각각인 가산금리 체계 개선 필요성을 피력하면서 “금융사에 대한 선택권 없이 중도금 대출을 떠안아야 하는 서민들을 위해 높은 금리로 차등 적용된 가산금리를 인하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높게 책정한 은행의 가산금리로 인한 이자부담 때문에 하루하루 힘들고 괴로워하며 보내고 있다”며 “중도금 대출은 집단 대출이기 때문에 금리인하요구권도 사용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청약 당첨자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나 단체방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번씩 계약해제가 가능하냐는 질문이 나온다. 그만큼 현시점의 이자부담이 서민들에게는 청약을 포기할만큼 큰 금액이 되었고 상처가 됐다”면서 “최소한 납득할 만한 중도금 가산금리를 책정해주고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청원은 5만명이 모여 지난달 27일 정무위원회 안건에 회부된 상황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제 정신 아니었다”…‘콘돔 들고’ 옆집 화장실 몰래 들어간 20대 징역형 - 매일경제
- “시신 담긴 가방 45개 발견”…콜센터직원 7명 실종에 발칵 뒤집힌 멕시코 - 매일경제
- 삼성전자, 2분기도 적자라는데…그래도 주가 오르는 진짜이유 - 매일경제
- 이승기·박지성 이어 추성훈도 찾았다...‘용지니어스’ 어떤 곳? - 매일경제
- “카트로 배달하라” vs “정문서 찾아가라”…도넘은 택배 갈등 - 매일경제
- 폭우에 부유물 치우다가 사망…보험금 왜 줄었을까 [어쩌다 세상이] - 매일경제
- “챗GPT 때문에 해고 됐어요”…이 업종들은 이미 실직 시작됐다 - 매일경제
- “청천벽력 같은 일이”…‘암 진단’ 美업체, 400명에 “암 가능성” 잘못보내 - 매일경제
- 타다 겨누다 부러진 文 정부 ‘규제 칼날’…尹 정부도 집어들었다 - 매일경제
- 역대 최초 2회 연속 8강…한국 U-20의 ‘Again 2019’는 꿈이 아닌 현실 [U-20 월드컵]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