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제안 거절하고 메이저리그 남은 베테랑… 마지막 불꽃이 활활 빛난다

김태우 기자 2023. 6. 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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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이스 앤더슨은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있다
▲ KBO리그 구단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관심을 모았던 앤더슨은 마지막 도전을 선택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체이스 앤더슨(36‧콜로라도)은 메이저리그 통산 205경기(선발 187경기)에 나가 58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2014년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밀워키와 토론토, 필라델피아를 거치며 선발 요원으로 활약했다.

2017년에는 25경기에 나가 12승4패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보냈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6년 연속 110이닝 이상 투구를 하기도 하는 등 로테이션 중‧후반부를 책임지는 견실한 선발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기량은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2022년 시즌을 앞두고는 메이저리그 팀들의 이렇다 할 제안을 받지 못하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했다.

그래서 앤더슨에 관심을 가진 KBO리그 구단들이 제법 있었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구속이 떨어지는 등 한계를 보여줬지만, 선발로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등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만한 기량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지만 그만큼 변수도 크지 않아 시즌 중 대체 외국인 투수로는 제격인 선수였다.

실제 한 구단이 앤더슨에게 제안을 하는 단계까지 진전됐고, 앤더슨도 KBO리그 구단들의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끝내 그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재도전을 선택했다. 당시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었지만, 한 번쯤은 더 기회가 올 것이라 본 것이다.

앤더슨의 바람은 현실화됐다. 시즌 막판 선발 투수가 필요했던 신시내티와 계약했고, 결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섰다. 9경기(선발 7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6.38이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쳤으나 메이저리그 경력을 이어 간다는 건 의미가 적지 않았다.

앤더슨은 올해도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하지 못했다. 그래도 앤더슨을 활용한 경험이 있었던 신시내티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 제안을 했고, 이후 탬파베이로 팀을 옮겨 올해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섰다. 탬파베이에서 앤더슨을 웨이버 처리하자 콜로라도가 이 베테랑을 불러들였다. 그 이후 앤더슨은 선발진에서 분투하고 있다.

▲ 앤더슨은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쓰고 있음에도 장타를 잘 억제하고 있다
▲ 앤더슨은 더 오른 구속과 보더라인 피칭으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만 36세의 베테랑이지만 아직 관록이 살아있다. 콜로라도 이적 후 4경기에서 21⅔이닝을 던지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중이다.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벌써 세 번의 등판을 가졌는데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며 2실점 이하로 선방했다.

3일 캔자스시티와 원정 경기에서는 6이닝 동안 80개의 공으로 효율적인 피칭을 한 끝에 4피안타(2피홈런) 2실점으로 모처럼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기도 했다. 캔자스시티 타선을 맞혀 잡으며 이닝을 빨리 빨리 마무리했고, 비록 개인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으나 향후 로테이션 잔류에는 긍정적인 그림을 남겼다.

콜로라도는 라이언 펠트너와 안토니오 센자텔라가 현재 부상자 명단에 있는 상황이다. 두 선수가 돌아오기 전에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 가고 있는 앤더슨에게 계속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콜로라도는 앤더슨을 올해 활용하면서 마이너리그에 있는 젊은 투수들이 하나둘씩 콜업해 실험할 전망이다. 콜로라도에서의 향후 전망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를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에서의 경력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앤더슨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지난해 92마일에서 올해 93.4마일로 뚜렷한 상승을 이뤄냈다. 이는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이가 들어 구속이 더 오르는 예외적인 케이스를 만들고 있다. 헛스윙을 잘 유도할 수 있는 구위는 아니지만 제구력을 갖췄고, 보더라인 피칭으로 최대한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투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만약 자신의 메이저리그 경력이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에 왔다면 이런 마지막 불꽃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자존심을 걸고 부단하게 노력한 베테랑이 올해 자신이 원했던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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