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해프닝’이 일깨워준 평화, 분단 아픔을 잊고 사는건 아닌지 [이충우의 소소한 관심]
이충우 기자(crony@mk.co.kr) 2023. 6. 4. 08:42
6월은 호국보훈의 달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31일 새벽, 많은 서울시민들은 서울시가 발령한 대피명령에 놀라 허둥지둥했다. 다행히 잘못 발령된 신호로 확인됐지만 우리가 아직 전쟁이 잠깐 멈춘 땅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에는 충분했다.
마침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해서 지난 주말 아이를 데리고 임진각을 찾았다.
아이에게 호국보훈의 달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어떤 아빠가 “6·25전쟁은 옛날에 끝났고, 강 건너 저쪽은 북한 땅이야”라고 자녀들에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6·25전쟁이 끝났다고? 강 건너가 북한 땅이라고?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었지만 사실과는 다른 얘기다. 엄밀히 말하면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임진각 건너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기는 하지만 우리 국민이 사는 통일촌이 버젓이 자리 잡고 있다.
전쟁의 시작
역사를 되살려 보자.
1950년 6월 25일 새벽, 38선 전역이 화염과 절규로 휩싸였다. 38선 지역에서 발생했던 작은 군사적 충돌이 아닌 소련의 도움으로 준비한 인민군의 전면적 공격이었다.
전쟁은 준비된 인민군의 일방적 승리였다. 그러나 국군과 유엔군이 반격을 개시하면서 밀고 밀리는 치열하면서도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1951년 소련이 유엔을 통해 휴전을 제시하자 미국이 이를 받아들여 그해 7월부터 본격적인 정전협상이 시작됐다. 협상 기간에도 참담한 전쟁은 지속됐고, 결국 1953년 7월 27일 국제연합군 총사령관과 북한군 최고사령관 및 중공인민지원군 사령관이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휴전 협정’을 맺음으로써 전장의 포성은 멎었다.
우리나라는 휴전중
그러나 완전한 전쟁의 종료는 아니었다. 전쟁을 잠시 멈추고 있는 휴전 상태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는 전쟁이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세월이 흐르고 6·25전쟁의 기억이 시나브로 희미해져 가면서 우리가 이 땅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게 만들어준 호국영령들의 존재조차도 함께 기억 너머로 사라져가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3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가 6·25전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동족상잔의 비극이기 때문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똑같은 역사의 실수를 반복할 것이고, 그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어둠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분명히 6·25전쟁은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로 남아 있다. 우리 땅 곳곳에는 여전히 전쟁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한 우리는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국가에 살고 있기도 하다. 오래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시고 헌신 하신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으며 오늘 아이들과 함께 돌아본 역사의 상흔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이 호국보훈의 달을 가슴속에 되새기는 작은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사진 이충우기자,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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