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의 ‘7만전자’…이재용 삼성家는 얼마나 벌었을까 [투자360]

2023. 6. 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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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연합·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주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에 안착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에 올라선 것은 작년 3월 이후 1년여 만이다. 그 사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삼성 오너가의 지분 평가액은 얼마나 상승했을까.

삼성전자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보통주)을 9741만주 가량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말 5만5300원에서 31% 상승했다. 이에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가치는 이 기간 중 5조3870억원에서 7조333억원으로 1조6463억원 늘었다.

이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여사는 이 회장보다 많은 1억1730만주를 보유 중이다. 홍 여사의 지분 가치는 6개월 새 6조4868억원에서 8조4693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5539만주씩 갖고 있다. 이에 두 사람 모두 지분가치가 동일하게 3조633억원에서 3조9994억원으로 9362억원 가량 올랐다.

삼성 일가가 당장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 현금화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해 여러 기업에서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들의 지분 평가액 변동 상황도 지속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보유 중인 삼성SDS 주식 전량을 매도한 바 있다. 처분 목적은 상속세 납부용이다.

삼성 일가는 지난 2021년 서울 용산세무서에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5년 연부연납(분할납부)을 신청했다. 주식 지분에 대한 상속세만 홍 여사 3조1000억원, 이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 2조6000억원, 이 이사장 2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주가 상승세를 보이자 이와 연동해 오름세를 보여 왔다. 특히 지난달 31일까지 4거래일 연속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9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과 하반기 재고 하락 가속화, 이에 따른 재고 자산 평가손실 축소로 시장은 올해의 메모리 적자가 아닌 내년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조원에서 6조원으로 올리고, 내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3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올해 4분기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내년 1분기 메모리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기에 책임 경영 필요성이 부각되며 하반기 이 회장의 등기 임원 복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선우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43조4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악화기에 책임경영 필요성은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복귀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이 회장은 미등기 임원인 상태다. 삼성·SK·현대차·LG그룹 등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당초 이 회장이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등기 이사로 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 연구원은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증대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며, 아울러 올해로 종료되는 주주환원 정책의 후퇴 없는 연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또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경영 전략상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공급 중심의 치킨게임의 결과로 낸드플래시 업황이 재편되고 경쟁사들의 재무구조는 크게 악화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중장기 상대적 경쟁력 강화의 근거가 될 것"이라며 "이후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으로 급선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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