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꿈도 목표도 많은 방신실 "LPGA도, 세계 1위도, 올림픽 金도"
"신인왕 욕심 없지만 우승은 더 하고파…그러면 신인왕 하려나요"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매년 새로운 스타를 배출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지만, 올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300야드에 가까운 호쾌한 장타에 정확성과 어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멘털까지 가지고 있는 '대형스타'가 탄생할 조짐이다.
주인공은 바로 방신실(19·KB금융그룹)이다. 지난해 말 프로로 전향한 그는 지난달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5개 대회만에 차지한 우승으로 그것도 사흘 내내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KLPGA투어에서 데뷔 첫 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달성한 10번째 사례다.
방신실이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드림투어(2부) 경기에 안 나가도 되겠다"는 것이었다고. 지난해 시드전에서 조건부 시드를 얻은 그는 이전까지 드림투어와 정규투어를 병행하는 강행군을 펼쳤는데, 우승을 통해 정규투어에만 나서도 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만 19세의 어린 선수다운 소감이었다.
방신실은 "우승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 전에 두 번이나 챔피언조로 나갔다가 우승을 못했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했다"면서 "생각도 못했던 우승이라 꿈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사실 방신실은 아마추어 시절에도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유망주로 주목받던 선수다. 그러던 그가 프로 전향을 선언한 후 나선 KLPGA 시드전에서 40위에 그친 것은 의외였다. 함께 국가대표를 치렀던 김민별(19·하이트진로)이 '수석 합격'하는 등 알고 지내던 동료들이 대부분 '풀시드'를 확보했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부진의 이유는 건강 문제였다. 방신실은 2년 전 갑상선 항진증 판정을 받으면서 체중이 10㎏이나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당연히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들다보니 호흡도 잘 안 되고 경기에 집중도 안 됐다"면서 "2년 전부터 약을 먹으며 수치를 조절하고 있었는데 시드전 전후로 다시 안 좋아졌다.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지금은 다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방신실은 "거의 완치 단계라고 하더라"면서 "생각보다 빨리 우승을 하면서 드림투어를 안 나가도 되니 체력적으로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웃었다.
시드전에서의 아쉬움은 어린 선수에게는 자칫 슬럼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으나, 방신실은 오히려 이를 악무는 계기로 삼았다.
방신실은 "아쉬움이 크다보니 동계 훈련을 더 열심히 했다. 비거리도 이전보다 20m 정도 늘렸고 쇼트게임도 보완했다"면서 "올 초에는 스윙도 새롭게 교정했다.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완성 단계가 되면서 KLPGA 챔피언십부터 잘 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우승 전부터 호쾌한 장타로 주목을 받았던 방신실은 최근에는 확실히 인기가 많아진 것을 실감하고 있다.
그는 "경기장에 응원 와주시는 팬들이 많아졌고, 연습장에서도 많이 알아봐주신다"면서 "평소에 사복을 입고 돌아다녀도 사진, 사인 요청이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방신실의 장점은 비단 '비거리' 만이 아니다. 코스에 따라 경기 전략을 짜는 영리함,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정확한 샷 능력도 가지고 있기에 '대형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재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장타로 이름을 알린 선수지만 우승한 대회를 보면 단순히 길게 때리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처음 보는 코스임에도 코스에 대한 이해도와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만 19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아주 성숙한 경기력이었다"고 평가했다.
방신실 역시 큰 꿈을 품고 있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과 세계랭킹 1위, 올림픽 금메달까지. 방신실이 이루고 싶은 목표이자 꿈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꿈이다. 대선배인 박인비(35·KB금융그룹) 선수의 길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면서 "최대한 빨리 LPGA에 도전하고 싶다. 2년 정도 KLPGA에서 경험을 쌓고 나가면 최선일 것이다. 그 전에 LPGA 대회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에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여전히 '우승'이다.
방신실은 "신인왕은 다른 실력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메인스폰서 주최 대회인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가장 큰 대회 중 하나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올 시즌 루키 중 우승을 차지한 이는 방신실이 유일하다. 여기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추가한다면 신인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신인왕 하고 싶다는 뜻이 아니냐"는 질문에 방신실은 "우승 목표를 이룬다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수 있겠다"고 웃었다.
기독교 신자인 방신실은 이름도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이 지어주셨다. 믿을 신(信)에 열매 실(實)을 써 '믿음으로 가득한 열매'라는 뜻이다.
8살 때부터 골프채를 잡은 방신실은 자신의 이름대로 꿋꿋이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이 수 없이 많다. 잘 될 때보다 뜻대로 경기가 안 풀릴 때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믿고,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되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꾸준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 선수처럼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내가 세운 목표를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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