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人] (21) '타지 않고, 흰개미 막고' 기능성 목재 연구자 박희준 교수

김진방 입력 2023. 6.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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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연합뉴스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전북대 주거환경학과 박희준 교수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탄소중립 등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는 미래 사회에서 기능성 목재 시장은 더 확대될 것입니다."

기능성 목재 전문가인 박희준(59) 전북대학교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2일 기능성 목재 분야의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011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목재를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박 교수는 기능성 목재 분야 연구의 선구자로 꼽힌다.

박 교수는 기능성 목재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2008년 남대문 화재 사건을 계기로 주요 문화재와 목재 건축물이 많은 국내에서 난연성 목재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그 뒤로 전공인 목질 재료학을 바탕으로 관련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당시 목재의 방염·난연 처리가 목재에 직접 도료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도료 대신 목재 자체에 난연 기능이 있는 수지(인산암모늄 등 성분)를 주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방염·난연 도료의 경우 칠이 벗겨지면 기능성이 상실하는 문제가 있어 직접 목재에 수지를 주입해 난연 성질을 띠도록 하는 연구를 해왔다"며 "연구 과정에서 약제를 혼합하는 배합 비율을 찾아내고, 나무 종류마다 수지 투입량과 압력을 달리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구진과 함께 난관을 극복해 냈다"고 말했다.

박희준 교수가 개발한 난연 목재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박 교수는 4년간의 연구 끝에 2011년 국내 최초로 난연 목재를 개발했고, 2016년 소음을 흡수하는 흡음 목질 내장재 개발, 2022년 습도 조절 기능이 있는 흡습·방습 건축 마감재 개발 등 지속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처음 연구를 시작했던 2000년대만 해도 국내에 기능성 목재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다"면서 "최근에는 건강 친화형 주택건설기준 등 규정이 생겨나면서 관련 분야가 더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기능성 목재 분야에서 국내·외 논문과 학술발표 27건, 국가 신기술(NET) 인증 3건, 특허 및 실용신안 30여 건 등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그는 기능성 목재 분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18년 농림식품과학기술 대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목재공학 분야 최고의 영예인 한국목재공학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난연 목재는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진 2018년 이후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학술적인 성과를 넘어 경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국내 친환경 건설자재 시장은 2020년 기준 5조원 규모로, 2025년에는 6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장비 설명하는 박희준 교수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박 교수 연구팀은 친환경 건설자재 수요 증가에 맞춰 곰팡이로 인한 목재의 변색을 막고, 흰개미 등 해충을 방제하는 항곰팡이·해충 방지 목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외래종 흰개미가 발견돼 목조 건축물의 해충 방제 기능의 필요성이 대두했다"면서 "우리 연구팀은 현재 항공팜이·해충 방제 기능이 있는 목재용 투명 보호제인 '안티(ANTI) 200+'를 개발해 성능 인증을 마치고, 제품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끝나면 유해가스를 흡착하는 기능성 목재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며 "친환경 건축자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가진 목재 연구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북대학교 주거환경학과 목재 시험장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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