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빈땅에 도서관 대신 꽃밭이라고?…전농동 주민 뿔났다

김도엽 기자 2023. 6.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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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공터로 방치돼 있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7구역 내 691-3번지에 최근 꽃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발표돼 인근 주민들로부터 반발이 나오고 있다.

당초 고등학교가 들어설 것으로 예정던 부지가 서울대표도서관, 서울시립도서관 등으로 계획이 변경됐는데, 초화원이 조성된다는 소식에 도서관 계획도 무산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미 고등학교, 서울대표도서관, 서울시립도서관 등으로 계획이 변경됐는데, 도서관 건립조차 무산되고 꽃밭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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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도서관 착공 전까지 초화원 조성 계획
주민들 "도서관 계획 무산 아니냐" 반발
4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7구역 내 691-3번지 일원의 모습. 2023.6.4/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18년째 공터로 방치돼 있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7구역 내 691-3번지에 최근 꽃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발표돼 인근 주민들로부터 반발이 나오고 있다.

당초 고등학교가 들어설 것으로 예정던 부지가 서울대표도서관, 서울시립도서관 등으로 계획이 변경됐는데, 초화원이 조성된다는 소식에 도서관 계획도 무산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동대문구청은 최근 전농7구역 내 691-3번지에 초화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재검토에 들어갔다. 해당 부지에 초화원을 조성하기 위해 최근 4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는데,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다.

당초 해당 부지에는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2006년 서울시가 전농·답십리뉴타운 사업을 추진하며 학교부지로 계획하면서다. 다만 학령인구가 부족한 탓에 교육청에서 인가를 받지 못했고, 이후 선거 때마다 '고등학교' 유치는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이 됐지만 여전히 공터로 방치되게 됐다.

이후 부지는 민선7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서관 조성·운영' 공약에 따라 도서관 건립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지난 2019년 박 전 시장이 3878억원을 투입해 '서울대표도서관' 건립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후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제8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전농·답십리재정비촉진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원안가결했다. 안에는 학교 부지를 도서관 등 문화 시설로 변경해 시립도서관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건폐율 60%, 용적률 200% 이하, 높이 40m 규모다.

다만 당시 '서울대표도서관'이 아닌 시립도서관으로 격하됐다는 느낌이 있어 일부 주민들이 반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서울대표도서관의 경우 시청에 있는 서울도서관의 약 3배에 이르는 랜드마크(상징물) 도서관 건립 계획이었다. 당초 개관 목표가 오는 2025년이었는데 계획이 늦어지며 착공 시점이 오는 2025년으로 늦어졌고, 국제공모로 진행하려던 사업도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은 최근 시립도서관 부지에 초화원 조성사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더 커졌다.

주민들은 초화원이 조성되면 시립도서관 건립 계획조차 무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초화원 조성이 끝나면 다시 원상복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미 고등학교, 서울대표도서관, 서울시립도서관 등으로 계획이 변경됐는데, 도서관 건립조차 무산되고 꽃밭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 요지다.

전농동 한 아파트 주민은 "이미 수없이 엎은 계획을 또다시 엎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박원순 시장에서 오세훈 시장으로 바뀌면서 도서관 계획도 급이 낮아진 감이 있는데, 주민 입장에선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한번 꽃밭으로 바꿔놓기만 하면 영원히 꽃밭으로 남을 수 있는 것 아니겠나"며 "차라리 공터로 놔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청 측은 공터로 남겨둘시 제초 작업, 쓰레기 투기·방치, 모기 발생 등 문제가 발생하니 착공 전까지라도 공터로 남겨두기보다 초화원을 조성하려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부지를 개방할지 여부, 개방할 경우 주차장, 초화원 등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지난 1일부터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도서관 건립 계획이 갑자기 바뀐다거나, 부지 용도가 바뀔 일은 없다"며 "이왕이면 착공 전까지 초화원을 조성해 개방하자는 취지였으나, 주민분들의 걱정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이에 개방할지 여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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