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베컴-퍼거슨' 맨유가 맨시티 트레블 발판 되다니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인 데이비드 베컴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분노를 참지 못했다.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하며 FA컵 우승컵을 헌납하게 되자 두 레전드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두 레전드가 있을 때 맨시티는 상대도 안되는 팀이었지만 지금은 맨시티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퍼거슨 감독. ⓒ스포티비

맨시티는 3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결승 맨유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시작 13초만에 골이 나왔다. 맨시티 후방에서 긴 패스를 엘링 홀란이 헤딩 떨군 것을 케빈 더 브라위너가 재차 리바운드 공을 헤딩 경합했고 흘러 나온 공을 아크서클 바로 밖에서 주장 일카이 귄도안이 오른발 하프 발리 슈팅을 때려 13초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3분 페널티킥 득점이 나왔다. 맨시티 잭 그릴리시가 헤딩 경합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핸들링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맨유의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어 1-1 동점이 됐다.

후반 6분 오른쪽 사이드 라인에서 더 브라위너의 오른발 프리킥이 박스 바로 밖에 있던 귄도안을 향했고 귄도안은 그대로 왼발 하프 발리 슈팅을 때렸다. 이 슈팅은 절묘하게 맨유 수비를 피해 골대 구석으로 빨려들어갔고 결국 이 득점을 끝으로 승부는 맨시티의 2-1 승리로 종료됐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맨유 팬들에겐 반갑고 아련한 얼굴들이 보였다. 일단 전설적인 퍼거슨 감독이 직접 FA컵 트로피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왔고 데이비드 베컴은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베컴. ⓒ스포티비

경기 내내 두 레전드의 모습은 번갈아가면서 비춰졌다. 베컴은 동점골을 넣었을 때 격한 환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귄도안의 멀티골로 맨유가 1-2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두 레전드는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자신들이 있을 때는 아예 상대가 되지도 않던 맨시티가 자신들 앞에서 맨유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려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을 수밖에.

베컴과 퍼거슨 감독은 1999년 잉글랜드 클럽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했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1999년 이뤘던 '트레블'을 24년 후 지역 라이벌이 이루기 직전까지 온 상황을 맨유가 저지하지 못했으니 더 분노할 수밖에 없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