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억압과 금기에 맞서다…한국 실험미술의 빛나는 순간들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격동의 시기였던 1960~70년대, 당시 예술가들은 억압과 금기에 맞서 파격적인 시도로 새로운 예술의 씨앗을 뿌렸는데요.
그 빛나는 성과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다채로운 한국 실험미술, 김석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1968년 서울 제2 한강교, 지금의 양화대교 아래 모인 일군의 젊은이들.
기성세대를 문화 사기꾼, 기피자, 곡예사 등으로 비판하는 문구를 써서, 읽고, 태우며 "죽이고 싶다, 모두!"를 외친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정부 주도의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의 타락을 겨냥한 행동이었습니다.
[강수정/전시 기획자 : "각성해라, 그리고 모든 것이 짜여진 이런 국전을 왜 하느냐, 그래서 이들을 이제 벌하고 장례식을 통해서 이렇게 보여주겠다..."]
미친 짓이란 비난 속에서도 예술가들은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합니다.
산업 재료인 네온사인을 활용해 새로운 시대 감성을 표현했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몸을 이용한 실험적인 작업에도 거리낌이 없었고, 주운 담배꽁초까지도 기꺼이 작품의 재료로 끌어들였습니다.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로 급격한 사회 변화를 맞은 1960, 70년대에 봇물처럼 터져 나온 다채로운 예술적 실험.
그 빛나는 순간들을 대표 작가와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립니다.
[강수정/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 "작은 압정 하나, 연필 하나도 나와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매체가 될 수 있고 미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훌륭하고, 또 동시대의 우리하고 소통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국 실험미술의 역사를 돌아보는 이번 전시는 올 가을부터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LA 해머 미술관 순회전으로 이어집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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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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