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피해 진행형‥범람 하천 복구는 하세월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의 한 마을에서는 전체 가구의 90%가 물에 잠겨 큰 피해를 입었었는데요.
복구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물바다가 된 포항 대송면 제내리.
마을 옆을 흐르는 칠성천이 범람하면서 동네의 90%, 8백여 가구가 물에 잠겨 폐허로 변했습니다.
해가 바뀌어 거의 8개월이 지난 지금, 침수됐던 집을 찾아가봤습니다.
새로 깐 장판을 걷어내자, 시커먼 곰팡이가 잔뜩 끼어, 벽지를 타고 오릅니다.
[윤학순/포항시 대송면 제내리] "불(난방)을 안 넣으면 물이 척척 배어 나와서 형편도 없는데 지금도 불을 항상 넣잖아. 사람 사는 게 아니고 이거는 지옥 구덩이에요."
또 다른 집은 텅 빈 채 폐가처럼 변했고 시커먼 곰팡이가 실내를 뒤덮었습니다.
도저히 수리해 다시 살기 어렵다 싶었던지 집을 비우고 이사를 가버린 겁니다.
이렇게 침수된 집을 그대로 둔 채 가족 집이나 월세 집을 구해 이사한 집만도 70여 가구에 이릅니다.
주민들은 가구당 6백만 원씩 일괄 지급된 재난 지원금으로는 최소한의 집 수리와 가재도구 구입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윤월순/포항시 대송면 제내리] "도배를 해놓아도 곰팡이가 다 슬었고 (세탁) 기계도 다 젖어서, 물건 사는데 3천만 원 이상 들었는데 돈 6백만 원 가지고 아이 과자값도 아니고‥"
특히 범람한 칠성천 복구사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다 보니, 주민들은 비가 조금만 내려도 지난해 악몽이 되풀이될까봐 불안합니다.
[윤월출/포항시 대송면 제내리] "불안하지요. 그래 비만 오면 가슴이 떨리고 또 그런가 싶어서‥"
주민들은 동네가 상습 침수지역이 된 건, 1970년대 포항제철소 건설 과정에서 지대가 낮은 지금의 위치로 동네를 옮겼고, 이후 주변으로 산업단지와 도로가 높게 들어섰기 때문이라며 집단 이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태숙 사무국장/태풍피해 및 이주대책위원회] "이주도 시급하거든요. 아예 가재도구를 장만하지 않은 집도 있습니다. 장롱 없는 집도 있고요. 그냥 박스에 담아놓지, 비 오면 또 다 떠내려갈 건데 하면서‥"
포항시는 추가적인 재난지원금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주민들의 이주 요구에 대해선 내년 초쯤 용역 연구 결과가 나오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칠성천 재해복구 사업을 진행 중인 경상북도는 2년에 걸쳐 2백 6억 원을 들여 하천의 물길 확장과 제방 보강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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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노영석 (포항)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90164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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