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조달 대기업은 절반, 중소기업은 10%도 안 돼”

이도형 2023. 6. 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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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중소기업은 열 곳중 한 곳 정도만 회사채 자금 조달이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의 49.6%가 회사채 발행 조달 실적이 있었지만, 중소기업은 9.4%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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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중소기업은 열 곳중 한 곳 정도만 회사채 자금 조달이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빚어졌던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금리 인상 여파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채권의 특성이 ‘대기업 선호’라는 양상으로 그대로 드러났다.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경영이 쉽지 않아진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들이 쌓이고 있다. 

3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김필규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금리상승에 따른 기업 부채구조의 변화’ 보고서에서 지난해 상장기업 중 회사채 조달 실적이 있는 기업 비중이 18.5%라고 밝혔다. 이는 2021년의 25.4%보다 대폭 줄어든 것이다. 무엇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조달 비용이 상승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다. AA등급 회사채 금리의 경우 2021년 1분기 말 1.473%였는데 지난해 말에는 5.134%까지 올랐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 진다는 것은 기업의 경영환경이 점점 나빠지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의 49.6%가 회사채 발행 조달 실적이 있었지만, 중소기업은 9.4%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비교했을때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 실적 비중은 4.7%포인트(54.3%→49.6%)줄었지만, 중소기업은 9.5%포인트(18.9%→9.4%)나 줄었다. 중소기업의 발행 여건이 더 안좋아졌다는 의미다. 김 연구위원은 “우량한 신용도를 가진 대기업 중심의 회사채 시장 구조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결과적으로 기업 경영의 양극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은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연쇄효과를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상장기업의 평균 조달비용율 추이를 계산해보면, 중소기업은 2021년 5.09%에서 지난해 5.87%로 크게 증가한 반면, 대기업의 증가폭은 3.02%에서 3.52%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해 상장기업 중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이하인 기업 비중은 코스피 기업이 25.6%, 코스닥 기업은 37.6%였다. 바꿔말하면 코스피 상장기업 4곳중 하나, 코스닥 상장기업 3곳중 1곳은 이자도 내지 못하는 매출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다행히도 최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신용위험의 급격한 증가 우려 는 완화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일부 자금시장 위험요인 잔존 등의 상황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급격히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기업의 자금조달시장의 여건 변화에 대응하여 기업금융 안정화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우선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금융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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