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두리안 외교’… “동남아를 포섭하라?" [박종현의 아세안 코너]
‘과일의 왕’ 활용한 ‘농산물 외교’
베트남·필리핀 새 수출국 의구심
‘마음에 안 들면 취소로 보복할라’

◆ 중국의 ‘두리안 사랑’…태국산 절대 비중
중국인의 두리안 애정은 유별나다. 중국에서는 두리안이 거의 생산되지 않고 있지만, 소비 측면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중국은 세계 3위이다. 두리안 소비 대국인 셈이다. 중국인들은 두리안 특유의 짙은 단맛을 좋아해 그대로 먹는 것을 좋아하고, 끓는 육수에 여러 재료를 담가 먹는 요리인 훠궈 등에도 두리안을 사용한다.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두리안은 40억3000만 달러였다. 2위인 체리 수입액 27억7000만 달러에 비해 훨씬 많았다.


태국이 중국에 두리안 시장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무역협정에 따라 2003년부터 태국산 두리안을 수입했으며, 2011년부터는 말레이시아에서도 냉동 두리안을 수입하고 있다. 최근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따라 가입국 사이에 농산물 개방 품목과 무관세 비중이 커지고 있다. 두리안도 개방 품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RCEP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등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에서 지난해 1월부터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이다.

◆ 中의 ‘두리안 외교’ vs 마냥 반기지 않은 베트남
지난해 중국의 베트남산 두리안 시장 개방 조치가 알려지자 SCMP는 베트남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두리안 외교’를 언급했다. 중국의 두리안 시장 개방은 결국 베트남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고, 중국의 베트남 영향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싱크탱크인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ISEAS-Ishak)의 르 홍 힙 연구원은 “중국에 상품을 팔면 팔수록 베트남 정부는 대중 관계 악화를 방지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베트남에서는 중국이 국경 무역을 전략적 영향력 행사의 도구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상존해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의 두리안 수입을 환영하면서도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언론은 최근 “(하노이) 중앙정부가 지나친 두리안 생산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정부는 두리안 과잉공급으로 농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중국이 정치적인 의도로 농산물 수입을 갑자기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게 베트남 현지의 우려다. 두리안 수출에 중국에 대한 과대 의존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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