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도 이서진X나영석 PD도, '노가리 까기' 터진다 [Oh!쎈 이슈]
[OSEN=연휘선 기자] 편안한 대화에서 웃음 포인트가 숨쉬듯 터진다. 전문 방송인들이 자유롭게 필터링 없는 이야기를 풀어내니 '웃참 챌린지'가 따로 없다. 코미디언 유재석에 이어 배우 이서진과 나영석 PD까지 소위 '노가리 까는' 콘텐츠로 유튜브를 휩쓸고 있다.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측은 지난 2일 '아는 형이랑 첫 나불'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서진과 나영석 PD, 이우정 작가, 김대주 작가가 '채널 십오야' 측의 작업실로 사용되고 있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채널 십오야'의 새 콘텐츠 '나영석의 나불나불(약칭 나불나불)'이었다.
이서진은 나영석 PD는 물론 이우정, 김대주 작가와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했다. 과거 KBS 2TV '1박2일'에 게스트로 출연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고 이후 '삼시세끼' 시리즈와 '윤식당' 시리즈를 거쳐 최근에는 '서진이네'까지 함께 했다. 오랜 인연인 만큼 편안한 이들의 사이를 보여주듯 이서진은 스스럼 없는 입담을 보여줬다.
심지어 그는 과거 연인이었던 배우 김정은과 결별 이후로 추정되는 2008년 홍콩으로의 도망 시절까지 이야기했다. 이 밖에도 은행장이었다는 할아버지에게 엄격한 절약습관을 배운 일은 물론 50대에도 놀이공원을 좋아해 조카의 여름방학에 함께 미국의 테마파크를 가기로 했다는 소소한 취향까지 모두 공개했다.
콘텐츠 제목인 '나불나불'처럼 이서진도 나영석 PD도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일상과 근황, 살아온 이야기를 나불나불 거리는 모습. 상황만 보면 친한 사람들끼리 집에 모여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소위 노가리를 까는 모습이 따로 없다. 굳이 TV나 유튜브에서 만든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고개만 돌려도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현실적이고 살아있는 진짜 이야기라는 느낌을 선사했다.
이에 힘입어 '나불나불'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68만 회를 돌파하고 있다. '채널 십오야' 구독자가 546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미약하게 보일 수도 있겠으나, 콘텐츠 내용이 자극적이지 않고 소소한 일상 대화임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최근 유튜브에서 '나불나불'과 같은 스타의 일상 대화가 화제를 모으는 일은 또 있다. 유재석의 '핑계고'다. '핑계고'는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유재석이 산책, 아침 식사, 브런치, 명절 인사 등 각종 핑계를 대고 평소 절친한 지인들을 모아 다양한 수다를 떠는 콘텐츠다. 유재석을 중심으로 방송인 지석진, 홍진경, 조세호, 남창희는 물론 배우 이광수, 유연석, 차태현, 이동욱 등 절친들은 대부분 거쳐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핑계고' 구독자들은 '국민MC'로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행하기 바빴던 유재석이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와 일상에 대해 풀어내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누구보다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지만 이제는 말할 시간이 오히려 줄어든 유재석의 수다 본능을 깨워줬다는 점에서 그의 팬들은 물론 여전히 호기심을 보내는 대중의 욕구까지 충족시켜주는 중이다. 이에 '뜬뜬'은 구독자 97만 명을 자랑하고 있고, '핑계고'는 새 에피소드만 올라왔다 하면 조회수 100만 회는 우습게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 유튜브 시대'라고 해도 좋을 웹 콘텐츠 전성시대.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에게 정제된 방송을 선보이는 TV는 고루해졌고 방송사를 이탈한 제작진에게는 여전히 유튜브는 미지의 세계다. 5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린 '채널 십오야'가 방송 제작 시스템을 버리지 못해 적자를 내는가 하면,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를 선보였던 김태호 PD의 제작사 테오(TEO)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50만 명도 채우지 못한 실정이다.
여기에 한층 경량화된 체제와 환경이 유튜브로 건너간 소위 '방송국 사람들'에게 새롭게 적응해야 할 숙제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 무턱대고 체질 개선 이전에 가볍게 시도할 수 있는 스타의 일상 대화 콘텐츠들이 그 문을 열고 있다. 굵고 짧은 한 방의 감흥은 주지만 오래 가는 감동은 없던 유튜브 콘텐츠 세계에서도 소소하지만 존재 자체가 콘텐츠인 스타들의 일상은 호평받고 있다. 덜한 자극으로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들에 앞서 MBC 김대호 아나운서가 이들처럼 일상을 소탈하게 공개하며 '아나운서계 기안84', '대호84' 등으로 불리며 호평받았던 바. 이를 고려하면 소소하지만 현실적이고 살아있는 순간이 담긴 일상 콘텐츠는 비단 스타들 만의 전유물도 아닌 듯 보인다. 일상물의 시작이었던 브이로그조차 이제는 위선, 포장된 감성으로 변질됐다. 살아있는 일상의 감성을 찾아 대중의 관심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 방송국 사람들의 덩치 큰 숏폼, 그들의 체질 개선과 내려놓음에 대한 해답도 이 안에서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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