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의 대명사’ 패리스 힐튼이 몰고온 나비효과…“저런 손녀한테 물려줄 바에는” [추동훈의 흥부전]
[브랜드로 남은 창업자들-04] 콘래드 힐튼
본격적인 엔데믹이 다가오며 수혜주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행, 관광, 항공, 크루즈 산업이 대표적입니다. 올 여름 그간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폭발하며 역대급 호황을 일찌감치 예고한 가운데 그간 움츠려왔던 호텔들 역시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설 채비가 한창입니다.
2000년대를 전후해 1세대 영앤리치라 불리는 힐튼가 상속녀 패리스 힐튼 덕에 그 유명세는 더했지만 그간 잘 성장해온 힐튼 가문의 명성에는 먹칠을 했다는 평가도 나왔죠. 오늘은 패리스 힐튼의 증조할아버지이자 힐튼 호텔의 창업자 콘래드 힐튼의 창업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은행업에 관심을 가졌지만 손을 대는 것마다 번번이 실패했고 좌절에 빠졌던 그는 텍사스 시스코에 있는 한 호텔에 투숙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호텔 주인과 대화를 나누던 그는 주인이 호텔 경영권을 넘기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호텔의 영업은 제법 잘 되는 편이었고 재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려본 콘래드는 호텔을 인수해 경영을 해볼 결심을 굳힙니다.
첫 호텔을 인수한 지 6년 만인 1925년, 콘래드 힐튼은 텍사스의 대도시 댈러스에 객실 300실 규모의 댈러스 힐튼 호텔을 개장했습니다. 이 호텔은 ‘힐튼’ 브랜드가 처음으로 들어간 첫 호텔로 최초의 고층호텔입니다.
결국 전체 호텔업자의 80%가 대공황에 파산했습니다. 힐튼 역시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 콘래드가 직접 고객을 맞아가며 겨우 위기를 넘겼습니다. 얼마나 딱해 보였던지 호텔에 근무하던 벨보이가 콘래드 힐튼에게 돈을 꿔주기도 했습니다.
대공황의 위기를 넘긴 힐튼 그룹은 다시 성공 가도를 달렸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미국 경제에 온기를 불러일으킨 데 이어 미국을 제1의 강대국으로 변모시키면서 미국 경제는 부흥했습니다.
힐튼은 1946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데 이어 호텔 경영자로는 처음으로 1949년 미국의 타임지 표지모델로 발탁되며 그의 명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립니다.
고객을 최우선하며 공간에 서비스 개념을 결부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온 힐튼식 호텔 경영은 현재 모든 호텔업의 표준이 될 만큼 혁신적이며 핵심을 관통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콘래드 힐튼은 1964년 미국 내 호텔 체인 사업을 아들인 배런 힐튼에게 넘겨줬습니다. 그는 은퇴를 선언한 대신 글로벌 호텔 체인 사업확장에 공을 들이며 노년까지 왕성한 사업역량을 발휘합니다. 1970년대엔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플라밍고 호텔을 인수해 미국 최초로 게임사업과 호텔사업을 겸한 상장사로 등극하기도 합니다. 이 호텔이 지금의 라스 베거스 힐튼입니다.
콘래드 힐튼의 경영철학은 그의 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비전이 크면 경쟁자도 없다’
‘크게 생각하고 크게 행동하고 크게 꿈꿔라’
글을 마치기 앞서 팩트체크 한가지. 오늘의 이야기 서두에 다뤘던 힐튼가 상속녀 패리스 힐튼. 그녀는 사실 자신의 할아버지로부터 땡전 한푼도 상속받지 못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패리스 힐튼의 할아버지 배런 힐튼은 콘래드 힐튼의 아들이자 지금의 글로벌 힐튼 브랜드로 성장시킨 인물입니다.
힐튼 창업자 콘래드가 전 재산의 97%를 사회에 기부하며 3%만 자식에게 상속한 것과 마찬가지로 배런 역시 전 재산의 97%를 힐튼 재단에 기부하고 3%만 자녀들에게 상속했습니다. 헌데 원래 배런은 자신의 재산을 전부 자녀들에게 상속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을 바꾸게 한 사건이 있었으니 그게 다름아닌 사고뭉치 손녀 패리스 힐튼의 기행이라고 합니다. 패리스 힐튼이 흥청망청 돈을 쓰고 사치와 유흥으로 점철된 삶을 방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본 배런 힐튼은 기존의 생각을 바꾸고 부친과 마찬가지로 전 재산의 97%를 기부하기로 결심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특히 이러한 상속 재산 중 패리스 힐튼에게 직접 상속한 재산은 한 푼도 없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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