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신상 유튜브서 폭로···‘사적 제재’ 관건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가 지난 2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A씨(30대)의 신상정보를 폭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엔 피해자가 직접 출연해 신상 공개 필요성을 언급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갈무리

한 유튜브 채널이 소위 ‘부산 돌려차기’ 가해 남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긴 했지만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개인정보 유포라는 점에서 사적 제재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사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지난 2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A씨(30대)의 신상정보를 폭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약 9분짜리 영상에는 A씨의 사진과 이름, 생년월일, 키, 혈액형, 전과기록 등이 담겼다.

해당 채널은 신상공개 배경을 두고 “수사기관이 놓친 가해자 신상 공개를 피해자가 적극 원하고 있다”며 “또 가해자의 보복 범죄 두려움에 떨고 있는 피해자 모습에, 유튜버인 제가 고통을 분담할 방법은 가해자 신상 공개란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유튜버 카라큘라는 A씨의 전과 기록도 언급하면서 “고등법원까지 올라가 판결을 받은 사건이 대부분”이라며 “전과 18범의 범행을 지속할 때까지 사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피의자를 교화하겠다고 법에 양형을 적용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해당 영상엔 사건 피해자가 직접 등장해 “피해 당사자는 이미 피고인(A씨)에 대해서 알고 있다.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피해자의 심리는 ‘다른 사람이 안 당했으면 좋겠다’가 제일 크다”고 말했다.

이번 신상 공개를 두고 ‘사적 제재’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과 검찰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개인 유튜브 채널이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것은 불법 행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카라큘라는 “국가기관도 아닌 한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가해자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게 마땅한가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가해자 신상을 무단 공개할 경우 저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에 따르면, 해당 채널은 유튜브 측으로부터 48시간 내 영상을 내리거나 수정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메일을 받은 상태다.

피해자는 ‘사적 보복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억울하다. 다른 사람이 당하지 않았으면 해서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속 합법적인 절차로 가해자 신상이 공개되길 기다리고 있었다”며 “근데 계속 거절을 당하니까 ‘내가 복수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5월 부산에서 30대 남성 A씨가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발로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고 수감 중이다.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 A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변경해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