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시작할 준비 돼”

박태진 2023. 6. 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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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인터뷰서 “무기 확보 더 원하지만 기다릴순 없어”
“푸틴과 악수하지 않겠다…러, 국제기구 일원 아냐”
나토 가입 거듭 호소…美 대선엔 우려 표명
중국에도 호소…“평화에 역할 해달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그동안 임박했다는 관측이 무성했던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20일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이 타고 온 프랑스 정부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진행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강력히 믿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다만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다”며 “솔직히 말해 완전히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전쟁이 격화한 가운데 대반격으로 전세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 한동안은 봄철 해빙에 따른 진창과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지연 등으로 우크라이나의 대공세가 늦춰지고 있다고 지적됐지만, 최근 땅이 굳어지고 전력 보강도 이뤄지면서 대반격 작전의 조건이 갖춰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말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이 언제 진군할지 결정했다면서 임박한 대반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전선에서 러시아 공군력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는 대반격 작전에서 “다수의 병사들이 사망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반격에서 서방이 공급하는 무기를 더 많이 확보하기를 원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는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WSJ은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반격 성공에 대한 전망을 ‘시간이 좀 걸리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경고로 누그러뜨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의 군사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인도가 늦어지는 데 따라 인명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면서 더 신속하고 더 대규모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패트리엇 방공 포대는 러시아에서 발사된 첨단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이라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또 숙원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관련해 “회원국 일부는 러시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내달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와 관련, “전투가 지속하는 가운데 가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전쟁이 종료된다면 회원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약속받길 원한다”며 “빌뉴스에서 그런 신호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에는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서는 “우리 국민이 푸틴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고, 그가 더이상 주요 국가들과 한 테이블에 앉지 못할 것이며, 러시아는 이제 국제기구의 일원이 아님을 깨달아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4년 열리는 미국 대선을 놓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현재와 같이 지원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변화가 두려울 수밖에 없다”며 “솔직히 말해 (미국) 정권 교체와 관련해 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한다. 변화가 나은 방향이기를 바라지만, 반대일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CNN 방송에서 자신이 재선되면 “24시간 이내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해할 수 없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감정적 애착을 갖고 있지만, 트럼프의 경우 어떻게 행동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초당적 지지를 보내주는 것에 용기를 얻고 있다며 “양당과 의회가 우크라이나를 게속 지지하고,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든 지원의 흐름을 유지하도록 압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은 러시아보다 훨씬 크고 강대한 국가”라며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 줄 것을 호소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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