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논평] 교회 조직 구조에 대해 고민할 때 - 조주희 목사
한국 교회의 특징 중의 하나가 종교적 영웅에 가까운 존재들과 성공 신화가 많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가 한국에 있습니다. 수만의 성도들이 예배하는 교회 공동체의 비중이 높습니다.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교회가 제법 많습니다. 교회에 대한 헌신의 정도가 놀라운 헌신 이야기도 많습니다.
말하자면 종교적 엘리트 이야기가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웅담이 많은 교회입니다. 그러다 보니 탁월성에 기반을 두는 제도적 이해가 한국 교회에 일반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교회의 행정이 수평적이기 보다는 수직적 특성을 갖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탁월한 분들의 담론을 수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교회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는 인식이 교회 공동체의 보편적 감각이 되었습니다. 이런 인식은 그런 인물과 교회의 성공 경험을 근거로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교회 구조를 수평적이고 수직적이라는 관점으로만 평가하여 잘잘못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수직적인 특성과 경직성이 만나면 그 공동체는 화석화 현상을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수직적인 구조와 문화가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이 경직성이라는 점입니다.
수직적 구조는 계급화의 가능성이 높고 계급화는 그 조직을 경직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이것의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교회가 사회로부터 괴리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점입니다.
교회 공동체 안의 구성원들은 교회 안에서 멤버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대부분의 시간은 일반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또 하나의 멤버십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중적 멤버십을 가진 교회 구성원들은 자신 안에서 문화적 충돌을 경험합니다. 교회 공동체를 답답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교회의 문화적 지체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 결정 참여 범위가 좁다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어떤 일에 대한 결정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총의를 반영할 수 있을까가 중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입니다.
교회 정치 구조를 보면 교회 공동체의 총의를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닌데 실제적으로 보면 상당수의 교단과 교회가 결정 과정에서 소수만이 참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상은 교회 공동체의 일부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빚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이제 한국 교회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우선은 현재의 제도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두 가지 면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수직적 구조에 경직성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하부 구조로부터 나타나는 의사들에 대한 수용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오히려 상부 구조에서 하부 구조의 소리를 의미 있게 듣기 위한 상부 구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부에서 소리를 내라 하기보다는 상부 구조를 애써 소리를 들으려 해야 합니다.
둘째는 수직적 구조 안에 수평적 특성을 살려 내는 것입니다.
수직적 구조 안에 수평적인 특성을 가진 위원회와 같은 특별 조직을 두어서 의사 결정에 참여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모든 노력은 보다 본질적인 관점에서 구조의 문화적 변혁이 필요합니다.
요즘 '변혁적 리더십'이란 용어가 상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이것은 조직 공동의 비전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헌신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상호 신뢰 및 신의가 바탕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귀를 기울여 들으시는 분으로 주님을 이해합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는 공동체인 교회라면 이제는 조직 공공의 비전을 사회 신뢰 및 신의를 바탕으로 함께 추구하고 함께 헌신하는 구조를 만들고 운영해야 할 때입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
[조주희 목사 / 성암교회, 기윤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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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요셉 기자 alethei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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