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정해영에게 따르는 운… 1년 사이 잃어버린 것, 마무리 복귀 조건은 무엇인가

김태우 기자 입력 2023. 6. 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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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위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간 KIA 마무리 정해영 ⓒKIA 타이거즈
▲ 정해영은 지난 해에 비해 구속과 회전 수 모두가 이상 징후를 보인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5월 29일 1군에서 큰 기대를 받았으나 경기력이 그에 못 미친 주축 선수들을 대거 2군으로 내려 보냈다. 남은 시즌을 길게 보고 경기력을 정비하라는 의미였다. 그 명단에는 팀 마무리인 정해영(22)도 포함되어 있었다.

정해영은 지난 2년간 합계 66세이브(2021년 34세이브‧2022년 32세이브)를 거둔 팀의 붙박이 마무리였다. 어린 나이에도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며 마무리 보직을 꿰찼고, 지난 2년간 보여준 실적을 등에 업고 올해도 아무런 의심 없이 개막 마무리로 시즌을 준비했다. 그런데 구위가 지난 2년만 못했다. “올라올 것”이라고 기다렸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정해영은 아주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선수는 아니다. 대신 힘이 좋고 수직무브먼트가 동반된 묵직한 패스트볼을 던져 타자들을 제압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범경기 당시부터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 대다수 패스트볼이 시속 140㎞대 초반을 기록했고, 심지어 130㎞대 후반까지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슬로스타터’ 기질이 있는 선수라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로 믿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서 매 경기 아슬아슬한 승부가 이어졌다. 잘 맞은 타구가 호수비의 지원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정해영은 시즌 20경기에서 피안타율 0.297을 기록했다. 올 시즌 리그 평균 타율이 0.256임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치였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1.58로 높은 편이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정해영에게 운이 따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렇게 높은 피안타율을 기록하는 와중에서도 블론세이브는 두 번이었고 패전도 한 번밖에 없었다. 아슬아슬한 경기 내용과 별개로 일단은 뒷문을 닫는 날이 제법 있었고, 그렇지 못한 날에는 동료가 뒤를 받쳐 대신 문을 닫아주는 경우도 있었다.

마무리가 가장 정신적으로 힘들 때는 자신 때문에 팀이 진 날이다. 생각보다 이런 날은 많지 않았던 정해영이기에, 심리적 완전 붕괴 상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약간 늦은 감이 있기는 해도 더 무너지기 전에 2군에 가 정비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 또한 있다.

▲ KIA가 올해 원하는 성적을 내려면 정상적인 정해영의 복귀가 반드시 필요하다 ⓒKIA타이거즈

그렇다면 정해영의 복귀 조건은 무엇일까. 당연히 구위를 되찾는 것이다. 1군에서는 어쨌든 상황이 되면 등판을 해야 한다. 뭔가를 차분하게 고치기가 쉽지 않다. 2군은 다르다. 경기에 안 나가도 된다. 고칠 것은 고치고, 문제점을 보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이번 2군행을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볼 수 있는 이유다. 아픈 곳이 없다면 점차 올라오는 그래프를 기대할 수 있다.

KIA 레전드이자 선발과 마무리로 모두 경험을 가진 윤석민 ‘스포타임 베이스볼’ 위원은 “구속이 왜 떨어졌는지는 자신조차도 모를 수 있다”고 투수들의 경험을 공유한 뒤 “정해영은 2S까지 가는 과정이 굉장히 공격적인 투수다. 그리고 2S를 잡은 뒤 좌우 코너를 굉장히 잘 이용한다. 타자들로서는 굉장히 고민이 될 수밖에 없고, 여기에 슬라이더도 잘 떨어뜨리니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구위가 떨어져 있다 보니 2S로 가기 전에 맞는다”고 부진 원인을 분석했다. 지금은 제구 문제보다는 구위 문제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구위만 찾으면 충분히 마무리로서의 경쟁력이 있다고 격려 또한 잊지 않았다. 윤 위원은 “사실 2S로 가는 길 중 가장 좋은 방법은 파울을 유도하는 것이다. 정해영은 패스트볼의 회전이 좋기 때문에 파울이 많이 나온다”면서 “공격적으로 들어가는 선수이기 때문에 안타를 맞을 때도 있지만 범타를 유도할 때도 있다. 분명히 5~6연타를 맞지는 않는 유형이다”고 했다.

일단 트래킹 데이터를 봐도 지난해에 비해서는 구속과 회전 수가 떨어져 있는 건 사실이다. 맞아 나가는 타구의 질도 투수 관점에서는 더 안 좋아졌다. 다만 릴리스 포인트나 익스텐션, 수직무브먼트 등 다른 지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도 보인다. 결국 잃어버린 4~5㎞를 어떻게 되찾느냐가 관건이다. 이제 1군에 가면, 다시는 2군에 내려가서는 안 될 자원이다. 시간을 가지고 문제점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 KIA 불펜은 정상적인 마무리 정해영이 있을 때 모든 조각이 맞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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