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광주에서 북콘서트…‘검찰 개혁의 길 계속 걸을 것’ 의지 밝혀

박호재 2023. 6. 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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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권 인세 모두 기부, 20대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소개팅할 뻔“에 청중들 폭소

임은정 검사가 2일 광주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실에서 '계속 가보겠습니다' 북 콘서트를 가졌다. 이날 콘서트에는 300여 명의 시민 청중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광주=박호재 기자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내부자의 목소리로 검찰의 적폐를 비판해 온 10년의 기록과 시련의 시간들이 담긴 임은정 검사의 ‘계속 가보겠습니다’ 북콘서트가 2일 저녁 광주 전일빌딩 245(동구)에서 열렸다.

광주전남민언련 등 4개 사회단체가 주관한 이날 콘서트는 시민 청중들이 전일빌딩 다목적실 300여 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또한 촛불집회 스타 백금렬 촛불밴드의 판소리꾼 백금렬씨가 대담자로 나서 재담을 이어가며 콘서트를 풀어내 청중들의 웃음이 시종일관 그치지 않았다. 임 검사 또한 책의 내용보다는 내용과 관련된 재밌는 일화들을 구김없이 털어놓아 콘서트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저자인 임 검사는 2012년 9월, 민청학련 사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던 박형규 목사의 재심 공판에서 검찰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하면서 검찰 내 이단아로 내몰리며 가시밭길을 걷기 시작했다.

임 검사는 당시 떨리는 목소리로 다급하게 구형문을 겨우 읽었을 정도로 두려웠다는 속내를 솔직하게 밝혀 청중들의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당시 구형문은 담당 재판관의 칭찬을 받았을 정도로 명문으로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임 검사는 "이 땅을 뜨겁게 사랑해 권력의 채찍에 맞아 가며 시대의 어둠을 헤치고 걸어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로 시작된 구형문을 두려움으로 긴장돼 너무 빨리 읽어버린 것이 지금도 못내 아쉽다고 회상했다.

이후에도 임 검사는 그해 12월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죄로 1962년 유죄선고를 받은 윤길중 진보당 간사장에 대한 재심 결심공판에서도 무죄를 구형해 정직 4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콘서트에서 임 검사는 이 4개월의 시간을 결혼도 하고 신혼여행도 다녀온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임 검사는 검찰 조직 내 냉대로 공황장애가 왔을 정도로 힘들었을 때 광주에 와 5‧18 묘역에서 ‘내 고난을 어떻게 이분들의 용기와 희생에 비할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며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고 고백해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임 검사는 20대 젊은 검사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소개팅을 할뻔했다는 일화를 털어놓아 장내를 폭소로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생각을 묻는 청중석의 질문에 대해 임 검사는 (처음에는)"검찰 게시판에 글 게시하면 검찰 바뀔줄 알았다"고 말하며 "검찰 내부에 개혁 동력 없다. 자정 능력이 없다. 주권자가 나서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 검사는 정치권에 검찰 개혁을 기댈 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 검사는 "정치도 권력을 쥐면 검찰이라는 ‘절대 반지’를 끼고 싶어 한다"고 말하며 "시민 유권자들이 정치권을 압박해 개혁해야 한다"며 검찰 스스로, 또는 정치권의 각성으로, 개혁의 길을 갈 수 없음을 강조했다.

내년 총선에 나설 뜻이 없냐는 질문에는 청중들에 웃음을 안기는 우회적인 언급을 통해 검찰에 남아 할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단호하게 밝혔다.

이에 대해 임 검사는 "2016년부터 정치권의 영입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다"는 상황을 설명하며 "지금 제가 겪고 있는 시련들을 훗날 (검찰총장)청문회 준비한다고 생각하며 견딘다"고 말해 청중들의 폭소와 함께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콘서트에는 책 출간을 맡은 메디치미디어 김현종 대표도 참여해 출간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김 대표는 "임 검사의 책을 내기 위해 면접을 치르는듯 한 과정을 거쳐 출판을 맡게 됐다"고 밝히며 "현재 10만권 판매를 돌파했다. 저자 인세는 임 검사가 모두 내부고발자 보호활동을 하는 호루라기 재단, 최동원 재단, 사회복지기금 등에 모두 기부됐다"고 말해 임 검사는 또 한차례 청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2시간 여에 걸치 장시간의 콘서트를 마친 임 검사는 청중들과 함께하는 기념촬영, 저자 사인회 등을 히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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