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일본에서도 방류 반대 움직임···"바다는 쓰레기통이 아니에요"

윤영균 2023. 6. 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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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후쿠시마 제1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일본에서도 어민·시민들의 반대 시위 이어져

정부 시찰단이 5월 21일부터 26일까지 일본의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시설을 점검했습니다. 31일에는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브리핑도 했는데요, 유 단장은 "주요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 측정 확인용 설비, 방출 설비, 중앙감시제어실, 화학분석동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알프스 입·출구 농도를 담은 원자료를 확보했고, 회사 자산과 영업기밀 관련 내용은 열람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염수 시료를 직접 확보하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관련 중간 보고서를 통해 "도쿄전력은 오염수 샘플 측정과 관련 기술적 역량에서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입증했다"고 밝혀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대한민국의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일본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이재문 대구MBC 통신원이 후쿠시마 쓰루시하마 항구를 찾아 일본 어민과 일본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이재문 대구MBC 통신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현재 한일 관계에 있어서 현안인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얼마 전 한국 시찰단도 다녀갔습니다만, 오늘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지진 강도 9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고, 불행히도 그곳에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있었습니다. 지진과 곧바로 이어진 쓰나미에 의해 원자력 발전소는 파괴되고 원자로가 멜트다운(원자로의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의 사망자 행방불명자는 약 2만 5천 명, 피난자 12만이었던 이 사고도 벌써 12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지금도 계속해서 냉각수가 쌓이고 있고, 냉각수에 사용된 방사능 오염수가 현재 130여만 톤, 탱크 1천여 개에 수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일본 정부는 일찍이 2021년 4월 13일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현지 주민과 어업 관계자의 동의 없이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해양 방류가 그런 동의 없이 이번 여름에 실시될 예정입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차근차근 계획대로 진행을 해왔고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안의 탱크 시설에서 후쿠시마 앞바다까지 약 1킬로의 터널을 만들고, 그 터널을 통해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이며, 6월에는 이 터널이 완공됩니다.

오노 하루오 후쿠시마 어부 "일본 정치가들은 바다를 전혀 몰라요. 바다는 말이야, 쓰레기통이 아니에요. 그렇죠. 바다도 살아 있어요. 거기엔 생물이 있습니다. 왜 인간이 핵 쓰레기를 바다에 흘려보내야 합니까? 이런 건 사실 정치가가 말해야 합니다. 내가 말하는 게 아니라, 정치가가. 정말로, 정말로 일본 정치가는 이런 일에 무감각합니다. 바다는 엄청난 은혜를 (주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2021년 4월 13일 파괴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수로 사용된 물을 해양에 방류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2023년 현실적인 문제로 코앞에 닥쳤으며 이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들이 이곳 히비야 공원에 모였습니다.

"어업을 지켜라!"

"오염수를 흘리지 마!"

"어린이를 지켜라!"

"원전 필요 없다!"

"미래를 지켜라!"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민과 어민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지난 5월 16일, 도쿄 시내 히비야 공원에서 도쿄 행동 516이라는 집회가 있었고요. 오염수 방류가 바로 코앞에 닥친 현실을 앞두고 이를 저지하겠다는 500여 명의 시민 행동이었습니다.

도쿄 전력 앞, 긴자거리 등을 돌며 호소와 이해를 구했고요.

오오카 집회 참가자
Q. 왜 반대하시는지요?

A. 왜라뇨? 무섭잖아요? 오염수에요. 여러 가지가 들어있어요. 그걸 물고기가 먹고, 희생되고, 그걸 인간이 먹고, 인간이 희생되고, 바다는 안전하게 헤엄칠 수도 없게 될 것이고, 바다는 쓰레기 처리장이 아닙니다. 뭐든 버리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타니 마사시 도쿄행동 사무국장
Q. 오염수가 방출되어 버린다면 어떻게 할 예정인가요?

A. 방출되어 버렸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것이 몇십 년이나 이어지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해양 방출, 만약에 실제로 되어 버린다면 이번에는 바로 그것을 멈추는, 아무튼 짧은 기간 안에 멈춰 세우는 운동을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흘려버려졌다고 끝이 아닙니다. 결코 국내에서 포기하지 말고 제대로 호소해 가려 합니다.

일본 매스컴에서는 알프스 처리를 한 처리수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희석을 해서 방류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은 근거도 없는 불안과 불신으로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하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 측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서도 시찰했고,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그리고 지난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도 국제원자력기구와 함께 진행된 일본의 투명성 있는 노력을 환영한다며 일본의 노력과 처리수 해양 방출에 대해 평가가 있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전문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시찰을 통해 한국 측의 근거 없는 불안, 불신이 종식되길 바라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도 해제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으로 보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조만간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기정사실이고, 이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국이 자국의 전문가 시찰단을 통해서 긍정적인 답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색되어 있던 한일 관계가 2023년 들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5월 7일에 한일 회담에서는 한국 전문가에 의한 현지 시찰이 결정되었고 지난 21일 5박 6일 일정으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유국희 단장을 필두로 21명의 우리나라 전문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를 시찰하기 위해 일본에 왔습니다.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알프스 설비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방출하는 설비가 어떤 구조인지 등등 점검했다고 합니다. 이번 시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양국 간의 현안인 오염수 해안 방류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한일 양국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남겨진 문제는 오염수 해양 방류만이 아닙니다. 아직 (원전) 폐로가 언제쯤 가능할지 명확하지도 않고, 후쿠시마 지역 아동 갑상샘암 발병률에 있어서는 전국 대비 50~80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성실한 대응으로 지역 주민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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