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적신 통일의 노래

이상현 2023. 6. 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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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통일을 주제로 하는 창작가요제가 있죠?

통일부가 주최하는 통일로가요라는 경연대회인데요.

며칠 전 서울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됐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로 9년째를 맞은 경연대회에선 어떤 노래들이 선을 보였을까요?

비가 쏟아지던 광화문 광장을 이상현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벌써 장마가 찾아온 것처럼 굵은 비가 쉴새없이 쏟아졌던 지난 주말.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 수십 개의 천막들이 옹기종기 자리를 잡았습니다.

남한의 가락윷처럼 북한에서 주로 한다는 콩윷으로 윷놀이를 즐겨보고요.

두부밥, 인조고기밥같은 생소한 북한 음식을 맛보기도 합니다.

"여기에 뭐가 들어 있냐면 옥수수하고 밀가루하고 섞어서 만든 거에요. 그래서 손가락처럼 모양이 생겼다고 해서 손가락 과자라고 하는 거에요."

통일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해 통일부가 마련한 행사장엔, 궂은 날씨에도 적지 않은 시민들이 찾아와 여러 체험도 하며 뜻 깊은 시간을 가졌는데요.

올해로 9회째를 맞은 통일음악 경연대회, 통일로가요도 처음으로 이 광화문 광장을 찾았습니다.

[백상열/통일부 정책협력과장] "이런 광장에 모든 분들이 와서 보다 쉬운 통일문화라는 소재를 가지고 체험하고 느끼시면서 본인들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한편 저희들도 국민들의 생각을 잘 알아보기 위해서"

2015년부터 지금까지 통일로가요를 통해 통일을 노래한 창작물들이 1천여 곡 탄생했다는데요.

올해는 106개 출품곡중 두 차례의 예선을 거친 12팀이 결선공연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정연남/통일로가요 참가자] "통일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글을 써서 가사를 저희가 직접 쓰고 여기에 참여를 했거든요. 그렇게 같이 참여한 것에 되게 큰 의의가 있고 감개가 무량합니다. 또 광화문에서 공연하는게 제 꿈 중에 하나였거든요. 그래가지고 여기에서 공연하게 돼서 기분이 새롭습니다."

빗속에서의 광화문 공연인만큼 참가자, 심사위원 할 것 없이 모두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사뭇 달랐습니다.

[윤일상/통일로가요 심사위원장(작곡가)] "지금 비가 오는데요. 비가 오는게 우리 통일로 가는 길이 험난한 것 같다라는 걸 반증해주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고 그럴 때일 수록 좀 더 힘을 내서 더 해야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통일을 주제로 한 창작가요제, 통일로가요가 올해는 이곳 광화문 광장을 찾았습니다. 잠시후 이곳에서 12팀의 결선공연이 펼쳐질 텐데요, 어떤 노래들이 나왔을까요? 함께 감상해보시죠."

첫팀으로 나선 여성 4인조팀은 구름으로 비유된 남북이 보랏빛 하늘에서 다시 만난다는 내용을 풋풋하게 전달했고요.

통일의 염원을 바람으로, 남북의 이야기를 도화지의 그림으로 비유해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새하얀 도화지/트러스트(Trust)] "다시 새하얀 도화지가 되고 싶어 서로 그린 것은 너무 달랐지만 우리 함께 힘을 내 도화지를 뒤집자 같이 예쁜 그림 그릴 수 있도록 같이 그리자"

그리고 민족의 영물, 호랑이를 소재로 한 록밴드.

[Growling/ode] "세계를 덮쳐버릴 Growl 시작된 우리의 으르렁거림 하나가 되어 울려 퍼질 the tiger's Growling 역사로 씌여질 A real tiger's Growling"

민족의 대표적 유산인 한글을 들고 나온 퓨전국악팀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나다라마바사/국악전자유랑단] "가나다라마바사 이내 마음을 노래하자 겨울 가면 꽃이 피듯 언젠간 봄이로다 가나다라마바사"

한국전쟁 당시 국군포로로 북한에 끌려갔다가 할머니와 함께 강을 건너 탈출했다는 참가자의 할아버지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고요.

[강을 건넜다오/김경민] "나 그대와 강을 건넜다고 돌아올 날을 약속하며 나 그대와 강을 건넜다오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그리움을 애절하게 표현한 팀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여/이유카와 악사들] "사랑하는 그대여 당신의 이름만을 난 불러본다 기억은 희미해져도 당신의 얼굴은 그려본다"

뮤지컬도 등장했는데요.

우리의 창 가락을 접목시켜 이산가족의 아픔과 소망을 한편의 극으로 구성해 심금을 울렸고요.

[우리 꼭 다시 만나요/G.I.F.T.] "표정없이 날 바라보시던 (내 아들아) 당신의 두 눈 아직 선한데 (예쁜 내 달아) 갈 수 없는 지금 가슴에 새긴다 (걱정 마라) 우리 꼭 다시 만나요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결국 영예의 대상을 차지해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G.I.F.T./2023 통일로가요 대상] "사연을 받아서 저희가 찾아가는 공연을 해 드릴까 생각을 합니다. 이 곡이 저희를 위한 곡이 아니고 힘드신 분이나 상처가 있고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을 위한 곡이기 때문에 저희가 찾아가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는데 우승을 하면 가겠다라는 저희끼리만의 약속이 있었는데요. 가야 되겠네요, 무조건 가야겠습니다."

그룹 부활의 축하공연과 함께 한반도의 부활을 희망해본 통일의 노래들은 유난히 강했던 빗소리와 함께 서울의 한복판을 시원하게 적셨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이상현 기자(sh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90060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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