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북한 위성 재발사 가능하나?

김윤미 2023. 6. 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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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여러 차례 공개해 온 첫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10분도 안돼 발사체와 위성이 서해 바다로 추락하면서 실패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이례적으로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고 원인까지 공개하면서 가능한 빨리 2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사실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 김필국 앵커 ▶

유엔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북한의 위성 발사를 불법이라고 규탄하는 가운데, 북한의 2차 발사는 가능할지 김윤미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북한이 공개한 위성 발사 순간입니다.

운반로켓 천리마 1형 머리에는 북한의 첫 군사정찰 위성 만리경 1호가 실려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야심차게 예고한 위성은 발사 10분도 채 안돼 서해 군산 먼 바다에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종섭/국방부장관(1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재 인양 중에 있습니다. 생각보다 이게 무게가 무겁다 보니까 이틀 정도 더 걸릴 수 있겠다고 판단됩니다."

우리군은 2-3단 엔진과 위성도 찾고 있어서 북한의 군사위성 기술수준과 실패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5년간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과 로켓을 수도 없이 쏘아올리고 초기 위성을 궤도에 안착까지 시킨 북한이 이번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이유는 뭘까.

북한은 1단 로켓 분리 뒤 2단계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발사 체계의 신뢰도, 안정성, 연료 문제 등에서 전반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새 발사체, 경험 부족?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천리마 1형 로켓의 외형은 2016년 광명성 위성을 쏘아올린 발사체와 확연히 다릅니다.

위성을 탑재한 페어링 부분이 불룩하게 커졌고, 로켓도 2-3단 추진체에 비해 맨 아래 1단이 짧아졌습니다.

같은 엔진을 쓰더라도 어떤 위치에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발사체가 되는데, 이에 맞춘 지상시험을 충분히 해서 경험을 쌓지 못한 것이 실패의 요인으로 보입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연소 특성이 달라진단 말이에요. 실험할 때 우주에 올려놓고 실험할 수 없으니까 연소 시험 장치에 진공 챔버를 달아요. 우리 외나로도에도 그게 있어요. 북한의 동창리는 보면 진공 챔버가 안 붙어 있어요."

다루기 까다로운 연료 문제

북한이 스스로 밝혔듯 액체 연료도 문제입니다.

한국의 누리호가 석유에서 뽑아낸 케로신과, 액체산소를 연료로 쓰는 것과 달리 북한은 비대칭디메틸히드라진 UDMH와 사산화이질소를 연로로 씁니다.

이들 물질은 적은 양으로도 큰 화력을 내는 대신 안정성이 떨어져서 쉽게 폭발하는 등 다루기가 까다롭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이게 굉장히 어려운 연료 체제거든요. 옛날 무수단에서 엄청나게 실패했잖아요. 이게 같은 연료예요."

연료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음 발사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새 발사장 미스테리

발사장도 논란거리입니다.

북한은 발사 직전까지 마치 기존 발사장에서 쏠 것처럼 이동식 가림막까지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발사한 곳은 새 발사장, 이곳은 한달 전까지만 해도 흙바닥이 그대로 드러난 허허벌판이었습니다.

발사 보름 전에야 콘크리트 타설 공사가 마무리 됐고, 피뢰침 등 필수 발사 시설들도 최근에야 급히 완성된데다가 연료공급 타워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적잖은 전문가들이 새 발사장이 아닌 기존 발사장에서 위성을 쏘았을 거라고 분석할 정도였습니다.

[류성엽/21세기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 "제트 가스가 뿜어져 나가면서 더스트(먼지)가 같이 날아가서 해상에 퍼진 것으로 보이거든요. 신규 발사장에서 했다라고 한 국정원 평가가 맞는 것 같아요."

국정원은 "새로운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발사를 감행한 것이 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조급한 발사 일정?

북한은 군부 2인자 리병철이 발사를 예고한지 하루만에 전격 발사를 단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주변국에 혼란을 주려는 의도, 한국의 누리호를 의식한 행보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지만 김정은이 강조한 1호 사업인 만큼 최우선 순위로 서둘렀을 거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4월 중에 한다고 했었는데 한 달이 넘어가는 그런 시점이었고 김정은의 1호 지시는 반드시 관철해야 하거든요."

설사 실무진에서는 기술적 문제를 우려해도 상부까지 보고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김정은 위원장이 한 번 결심하면 그 결심을 따라가는 그런 상황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있어 안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분위기는 아니다."

2차 발사는 언제?

북한은 실패 원인 분석이 끝나는대로 조속히 2차 발사를 시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대통령실은 북한이 발사기한으로 예고한 이달 11일 이전에 곧바로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밝힌 기술적 문제가 간단치 않고, 이번에도 실패할 경우 김정은이 져야 할 부담이 훨씬 큰 만큼 2차 발사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습니다.

북한의 위성발사가 금지된 이유는?

북한은 자신들의 위성발사가 주권국가의 우주개발권리라고 강조합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위성 발사 실패 직후 담화를 내고 북한의 위성발사가 규탄받아야 한다면 수 천개의 위성을 쏘아올린 미국 등 다른 나라들도 모두 규탄받아야 한다고 받아쳤습니다.

하지만 평화적 우주개발 권리를 누리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사일이든 위성이든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모든 로켓 발사를 금지했습니다.

[곤잘로 수아레즈/미 국무부 부차관보] "이번 북한의 발사는 UN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이런 확산 행위에 맞서 싸우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할 계획입니다."

유독 북한의 위성발사가 금지된 이유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강행해왔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한국의 누리호는 허용되지만 북한의 천리마1형은 금지된 이유입니다.

통일전망대 김윤미입니다.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90052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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