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해리슨과의 경쟁, 높이뛰기 더 재밌어…다음엔 더 높이"

하남직 2023. 6. 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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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서 2m30으로 2위…우승은 2m32의 해리슨
관중들에게 화답하는 우상혁 (피렌체 AFP=연합뉴스) 우상혁이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2위를 차지한 뒤, 관중석을 향해 손뼉을 치고 있다.

(피렌체·서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하남직 기자 = 2023년 두 차례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의 마지막 장면은 매우 흡사했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아쉬움 섞인 미소로 주본 해리슨(24·미국)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고, 해리슨도 마지막까지 경쟁한 우상혁을 예우했다.

우상혁은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피렌체 루이지 리돌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0을 넘었다.

그보다 높은 기록을 작성한 선수는 2m32를 뛴 해리슨뿐이었다.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인 5월 6일 도하 대회에서도 해리슨이 2m32로 1위, 우상혁은 2m27로 2위를 차지했다.

2022년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33을 넘어 2m30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을 제치고 우승한 우상혁은 올해 도하에서도 2m24의 바르심을 꺾었지만, 해리슨에게 막혀 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해리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은 지난해 로마·피렌체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바를 넘는 해리슨 (피렌체 AFP=연합뉴스) 해리슨이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바를 넘고 있다. 이날 해리슨은 우상혁을 꺾고 우승했다.

28일 만에 다시 만난 우상혁과 해리슨은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싸웠다.

먼저 위기를 맞은 선수는 해리슨이었다.

해리슨은 2m24에서 1, 2차 시기를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2m24을 넘은 뒤 2m27과 2m30을 연거푸 1차 시기에 통과했다.

우상혁은 2m24와 2m27을 2차 시기에서 성공했고, 2m30을 1차 시기에 성공한 뒤 오른 검지를 들어 자신감을 드러냈다.

2m32에서 1, 2위가 갈렸다.

우상혁은 3번의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다.

2차 시기에서는 바를 살짝 건드린 뒤 "아깝다"고 외치기도 했다.

1, 2차 시기에서 실패한 해리슨은 3차 시기에서 바를 넘었다.

현역 최고 점퍼 바르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22시즌 남자 높이뛰기는 바르심과 우상혁의 '2파전' 구도였다.

세계육상연맹은 2022년 남자 높이뛰기를 돌아보며 "우상혁과 바르심은 2022년 남자 높이뛰기 스타였다. 우상혁이 실내 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자, 바르심이 실외 경기에서 현역 최강의 위용을 뽐냈다"고 총평하기도 했다.

우상혁은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2m34를 넘어 우승했다. 당시 세계실내선수권에는 바르심이 불참했다.

5월 14일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개막 시리즈에서도 우상혁은 2m33을 넘어, 2m30의 바르심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7월 19일 미국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에서는 바르심이 2m37을 넘어, 2m35의 우상혁을 제치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해리슨은 유진 세계선수권에서 2m27로 9위에 머물렀다.

우상혁,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2위 (피렌체 로이터=연합뉴스) 우상혁이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바를 넘은 뒤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해리슨은 2022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에 진출해 2m34를 넘고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개별 다이아몬드리그에 자주 출전하지 못한 우상혁은 랭킹 포인트를 많이 쌓아야 나설 수 있는 파이널시리즈에 참가하지 못했다.

2022시즌 마지막 대회를 기분 좋게 마친 해리슨은 2023시즌 초반 높이뛰기 양강 구도를 삼자 구도로 재편하고 있다.

4월 2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자국대회에서 2m33을 넘어 조엘 바덴(호주)과 기록 기준 세계 랭킹 공동 1위에 올랐다.

여기에 도하와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모두 우승했다.

높이뛰기 2m36, 멀리뛰기 8m47의 개인 최고 기록을 보유한 해리슨은 '세계 최초로 높이뛰기 2m30 이상, 멀리뛰기 8m40 이상을 뛴 선수'로 기록됐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는 멀리뛰기 5위(8m15), 높이뛰기 7위(2m33)에 오르기도 했다.

해리슨은 지난해부터는 높이뛰기에서 더 높은 국제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우상혁이 은인이라고 부르는 김도균 코치는 "해리슨이 지난해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에서 2위를 했을 때까지만 해도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확실히 좋아졌다. 기복이 줄었다"라며 "우리가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볼 선수"라고 밝혔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 (피렌체=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 루이지 리돌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선을 마치고 믹스드존에서 인터뷰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02 changyong@yna.co.kr

2023시즌 해리슨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연거푸 패하면서 '경쟁을 즐기는' 우상혁의 가슴도 더 뜨거워졌다.

우상혁과 해리슨이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회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이다.

2023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은 한국시간으로 8월 20일 오후 5시 35분, 결선은 23일 오전 2시 55분에 열린다.

부다페스트에서 우상혁과 해리슨은 바르심과 함께 우승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또한, 우상혁이 '인생 목표'로 정한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서라도 해리슨을 꺾어야 한다.

올해 두 차례 맞대결에서 해리슨에게 모두 패하긴 했지만, 한 달 사이 격차는 5㎝에서 2㎝로 줄었다.

경기 뒤 연합뉴스와 만난 우상혁은 "해리슨과 또 마지막까지 싸웠다. 아쉽지만 다음 만날 때 이기면 된다. 지금 계속 이기면 그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어렵다"며 "해리슨과 경쟁하는 게 재미있다. 높이뛰기가 더 재미있어졌다. 해리슨과 서로 격려하면서 재미있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해리슨을 포함한 모두를 이기는 것"이다.

우상혁은 "다음에는 누구보다 높이 뛰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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