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재판 참석 조성은…핵심 공방 3가지 [서초동에서]

이성식 2023. 6. 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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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고발장 10쪽' 놓고 팽팽한 공방
"다운로드 전후 박지원과 통화"…"전혀 무관한 일"
"재판 2/3 정도 진행"…김웅 등 증인 남아

'고발사주' 의혹의 제보자 조성은 씨가 어제(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 심리로 열린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조 씨는 지난 2021년 9월 해당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당사자입니다. "법정에서 처음 증언한다"고 밝힌 만큼 언론의 관심도 집중됐습니다.

'고발 사주' 의혹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 씨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국민의힘 의원들을 고소한 사건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2021.11.10

조 씨의 발언 중 새로 공개된 또는 핵심적인 내용을 몇 가지 정리해봤습니다.

계속되는 '1차 고발장 10쪽' 논란

지난달 15일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A 씨는 조 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파일을 분석한 내용을 증언했습니다. 조 씨의 휴대전화에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받았다는 고발장이 사진 파일 형식으로 들어 있었는데, A 씨는 "자체 분석 결과 이 중 10쪽의 이미지 파일 속성 구조가 임의로 수정된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손 부장 측 변호인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변호인 : 2021년 9월 7일 대검 감찰과 면담한 내역을 보면 검찰연구관이 증인이 앞서 보낸 1차 고발장 중 10쪽이 누락돼 있다며 다시 보내 달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누락된 10쪽이 공교롭게 포렌식 전문가가 이상하다고 말한 페이지입니다. 10쪽이 당시 빠져서 없었던 상황이었던 걸로 이해됩니다.

조성은 : 처음에 자료를 제출할 때는 열 분에 가까운 수사관이 있어서 바로 체크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후에는 자료를 USB로 옮겨 담고, 휴대전화를 컴퓨터에 연결해 전송한 것 외에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의 공세에 조씨는 그 정도의 뛰어난 컴퓨터 능력도 없고 액셀도 잘 사용하지 못한다며 해당 10쪽 페이지는 수차례 다운받은 부분이기도 했고 이 건의 맥락과도 상관없는 것 같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고발사주 제보 전후 박지원 당시 국정원장과 빈번한 접촉 이유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일 오전 '서해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 관련 재판 출석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3.6.2
'고발사주' 의혹과 함께 제기된 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배후에 있다는 '제보사주' 의혹입니다. '제보사주 의혹'에 대해 박 원장은 무혐의 처리됐습니다. 하지만, 변호인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조 씨는 재판에서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과거 국민의당에 함께 몸담았지만, 이후 미래통합당으로 옮기면서 죄송해 연락을 자주 못하고 가끔 안부를 묻는 정도의 사이였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인은 갑자기 '고발사주'를 제보한 시점을 전후로 박 전 원장과 연락이 잦아진 것 이유를 캐물었고, 조 씨는 전혀 무관한 우연의 일치라는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변호인 : 8월 9일 14시 28분경 박지원과 통화를 한 뒤 14시52분경 최강욱의 고발장을 다운로드 하는데요. 통화하며 고발장을 언급했나요?

조성은 :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 : 8월 10일 22시 7분경 고발장 139장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이후 11일 00시15분 경 박지원과 전화통화를 하셨지요?

조성은 : 잘 들어갔는지 확인차 전화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손준성이 검사였던 것을 알았던 때이긴 하지만 그런 부분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인 : SBS 인터뷰를 보면 '(첫 보도가 나온) 9월 2일이란 날짜는 저나 우리 원장님이 원했거나 배려받아서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말을 하는데. 박지원과 전혀 의논하지 않았다면 왜 언급을 한 건가?

조성은 : 박지원과는 우연히 식사를 했을 뿐이다. 전혀 별개인데 왜 언급이 돼야 하는지 본질을 흐리기 위한 공세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발장 관심있었나…실제 전달 여부는

손 부장 측 변호인은 고발장을 전달받을 당시 조 씨가 큰 관심도 없었다고 진술하고, 실제 전달도 안 된 연유를 질문했습니다. 조 씨는 당시에 고발장에 큰 관심도 없었고 그 내용을 읽어보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변호인 : 당시 김웅이 보내준 고발장과 파일을 읽어보지도 관심도 없었지요? 선거대응에 가장 효율적인 N번방에만 관심을 가졌지요?

조성은 : (모두) 맞습니다.

변호인 : 고발장은 당시 당직자들에게 전달한 바 있습니까?

조성은 :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요구하는 공직선거법 위반이 성립할 것인지 앞으로 법리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절정으로 치닫는 고발사주 재판

'고발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4.24
법조계 관계자는 "'고발사주' 재판이 대략 2/3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남은 주요 증인은 김웅 의원과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소속 직원들입니다. 공소심의위원회의 불기소 의견을 뒤집고 기소를 강행한 공수처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손 부장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물러설 수 없는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성식 기자 mods@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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