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 뜨겁다…한국 대작 vs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격돌
"'범죄도시 3'로 한국영화 탄력"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올여름 잇따라 개봉 예정인 가운데 그간 개봉을 미뤘던 한국 텐트폴 영화도 속속 극장에 걸린다.
극장가 최대 성수인 여름, 한국과 외국 대작간 격돌에서 어떤 작품이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외국 영화 중에선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이달 28일 개봉하면서 첫 테이프를 끊는다.
15년 만에 나오는 이 시리즈의 5번째 편이자 최종편으로, 역사를 뒤바꿀 수 있는 운명의 다이얼을 되찾으려는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 분)의 모험을 그렸다.
1981년 첫선을 보인 '인디아나 존스'는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할리우드 대표 시리즈다. 국내에서의 입지도 탄탄해 4편인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411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톰 크루즈 주연의 액션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은 다음 달 12일 관객을 찾는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7번째 편으로, 전편 '폴 아웃' 이후 5년 만에 나오는 속편이다.
'미션 임파서블'은 3∼6편의 각 관객 수가 500만 명 이하로 떨어진 적 없는 인기 시리즈다. 특히 2011년 나온 4편은 누적 관객 수 750만여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한다.
미국의 핵폭탄 제조 계획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과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다.
'인터스텔라'(2014)로 1천3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놀런 감독이 '테넷'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새 영화인 만큼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영화의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이른바 '천만 감독'의 대작이 2편이나 개봉한다.
'베테랑'(2015)의 류승완 감독은 '밀수'를 들고 다음 달 26일 관객을 만난다.
1970년대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의 범죄 활극으로, 제작비 175억여 원이 투입됐다.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등 스타 배우들도 대거 출연한다.
'신과 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은 '더 문'을 오는 8월 2일 내놓는다. 김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우주 배경의 SF 장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과 그를 필사적으로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가 주연했다.
우주와 달, 탐사선 등을 생생히 구현해야 해 280억여 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달 공개되는 엄태화 감독의 재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기대작 중 하나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뼈대로 했다.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이 주연하고 150억여 원의 제작비를 들인 만큼 '중박' 이상의 성적은 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 영화가 극심한 부진을 겪기는 했지만, 최근 분위기상 이번 여름에는 외국 영화에 쉽게 안방을 내주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 3'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관객에게 한국 영화의 존재감을 각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 영화는 그동안 별다른 기대작이 없어 관객에게 잊힌 상태였는데 '범죄도시 3'가 '한국 영화도 극장에 있고, 재밌을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며 "영화 흥행에는 '흐름'이 중요한 만큼 최근 흐름이 계속되면 다음 달 본격 시작되는 대전에서도 한국 영화가 밀리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여름에 개봉하는 대작 3편 중 2편이 '천만 감독'인 류승완, 김용화 작품이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티켓 파워가 강력한 이병헌이 주연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개봉을 앞둔 외국 대작이 흥행에 실패한 적 없는 '프랜차이즈'라는 점은 한국 영화에 불리한 대목이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특히 '미션 임파서블'의 경우 나왔다 하면 기본 600만∼700만 명은 찍고 보는 영화고, 여름에 강한 액션 영화라 2주 후 개봉하는 '밀수'에는 어려운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펜하이머'의 놀런 감독은 몇 년간 국내 성적이 저조하긴 했어도 팬층이 두텁고 대중적인 흥행력도 있어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더 문'과 맞붙었을 때 결과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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