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4일 회의서 원유 100만 배럴 추가감산 논의"

로이터, 내부 소식통 인용 보도…시장에서도 "추가감산 가능성 배제 못해"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가 원유 생산량을 하루 최대 100만 배럴 감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OPEC+는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OPEC+ 내 복수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4일 오후 2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장관급 정례 회의에서 이같은 추가 감산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회의에 앞서 3일 오전에는 OPEC+에서 러시아 및 러시아 동맹국이 포함되지 않은 OPEC의 장관들만 따로 회의를 연다.

논의되는 추가 감산 규모는 최대 하루 100만 배럴인 것으로 전해졌다.

OPEC+ 회원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고, 지난 4월에는 일부 회원국이 자발적인 추가 감산을 깜짝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이 합의될 경우 총 감산량은 전 세계 소비량의 4.5% 수준인 하루 466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주 한 포럼에서 "가격 변동성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투기꾼들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빈 살만 장관이 OPEC+ 회의에서의 추가 감산 결정을 염두에 두고,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금융시장에선 산유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예상 밖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HSBC는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OPEC+가 정책 변경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하반기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지 않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밑돌면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주 OPEC+가 매파적인 발언은 내놓겠지만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원유 가격이 하반기 배럴당 80달러 이하가 이어지면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OPEC은 빈에서 열리는 이번 장관 회의를 앞두고 로이터,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3개 매체에 취재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취재 인가를 받지 못하면 통상 회의장에 입장하거나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없다.

다만, 아거스, 플랫츠 등 다른 경제뉴스 매체는 이번 회의에 앞서 취재 인가를 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OPEC+ 회의를 앞두고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4달러(2.34%) 오른 배럴당 71.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에도 한 주간 유가는 1.28% 하락해 3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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