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 "사과는 그릴 줄 아냐? 공격도..미술은 내 삶의 동아줄" [한판승부]
그림 그리며 '나 자신'을 첫번째로 생각하게 됐다
세월호 추모 그림, 정치적 색깔과 무관
방황하는 이들 손, 용기있게 잡아줄 것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솔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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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솔비> 안녕하세요.
◆ 진중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솔비> 반갑습니다.
◇ 박재홍> 김 소장님. 우리 솔비 씨를 모셨는데 저희가 이렇게 연예인을 모신 건 또 오랜만이어서. 스튜디오 분위기가 굉장히 좋습니다.
◆ 진중권> 이상민 의원이 계속 이 자리에 있겠다고하는 거 쫓아냈습니다. 아직 가지도 못하고 앉아 계세요.
◇ 박재홍> 아까 그 미련을 못 버리고. 아무튼. 그리고 솔비 씨가 우리 진 작가님과 인연이 좀 있으신 것 같아요.
◆ 솔비> 제가 교수님 책을 보면서 오디세이 보면서.
◇ 박재홍> '미학 오디세이'.
◆ 솔비> 공부를 많이 했었죠.
◆ 진중권> 영광입니다.
◆ 솔비> 정말 뵙고 싶었는데 이렇게 처음 뵙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셨어요?
◆ 진중권> 처음.
◇ 박재홍> 그래요. 그리고 솔비 씨가 2021년에 바르셀로나 국제예술상에서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를 받으셨을 때 우리 진 교수님이 또 관련해서 글도 한번 쓰셨잖아요. 기억 나세요?
◆ 진중권> 아마 그전에 받았나? 그때 썼나요?
◆ 솔비> 그러니까 되게. 그러니까 글을 써주셨다기보다는.
◇ 박재홍> 기사를 인용해 주셔서.
◆ 진중권> 페이스북에다가 글을 남긴 거예요. 왜냐하면 그때 뭐였냐면. 그전이에요, 이미. 그러니까 가수가 나와서 하다 보니까.
◇ 박재홍> 아트테이너 활동.
◆ 진중권> 대학 1년생도 안 된다고 하는 둥 홍대 나온 어떤 작가라는 분이 매불쇼인가 어디에 나와서 공격을 해댔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걸 보고 한마디를 했죠. 이게 뭐 하는 짓이냐. 그 사람들은 굉장히 선입관이 있거든요. 뭐냐 하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미대를 나와야 된다는 이상한 선입관들이 있어요. 조영남 사건 때도 그랬고. 그런데 저는 그건 말도 안 되는 거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그때 한마디했고. 그다음.
◆ 솔비> 전공에 대한.
◆ 진중권> 상을 받으시는 바람에.
◇ 박재홍> 그 기사를 인용을 했다.
◆ 진중권> 그때 싹 정리가 된 거죠. 그리고 그 사람이 또 나와서 그 상은 별개다.
◆ 솔비> 맞아요.
◆ 진중권> 이랬던 기억이 나요.
◆ 솔비> 그 기사에 대해서 한참 얘기가 많았는데, 일부 유튜버들이. 그런데 이제 전공자와 비전공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우리 교수님께서 한마디 해 주시면서 싹 정리가 좀 됐었어요.
◇ 박재홍> 그런 능력이 있으시군요. 한마디로 딱 정리하는.
◆ 진중권> 미학 전공자잖아요.
◆ 솔비> 그렇죠. 정말…
◆ 진중권> 여기 나와서 맨날 이것만 하니까. 제 본업이 그겁니다.
◆ 솔비> 오히려 정치쪽으로 말씀하시는 게 더 어색하실 정도로. 사실 미술하고 정치는 다 연관이 돼 있기 때문에 그런 소신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건 어찌 보면 되게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는 한데, 워낙 미술 쪽에서는 되게 탄탄하게 엄청 이론에서도 잘.
◇ 박재홍> 평생 해오신 거니까, 사실.
◆ 솔비> 맞아요, 그래서 굉장히 사실 힘이 많이 됐어요.
◆ 진중권> 감사합니다.
◆ 솔비>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드려요.
◇ 박재홍> 조영남 씨가 우리 진중권 작가님을 '조자룡처럼 나를 위해 싸워줬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는데.
◆ 진중권> 조영남 씨를 위해서 싸운 건 아닌데, 예술가들의 권리를 위해 싸운 건데.
◇ 박재홍> 정정하겠습니다. 조영남이 아니라 예술가들의 권리를 위해서 싸웠다고.
◆ 진중권> 그 예술가가 우연히 조영남이었을 뿐이고.
◇ 박재홍> 알겠습니다. 아무튼 우리 솔비 씨를 오랜만에 모셨는데,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도 권지안 씨 반가워요. 여기서 뵈니 낯설다. 굉장히 댓글이 이 시간에 솔비 님을. '아이엠 럭키' 님. 이렇게들 굉장히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데, 솔비 씨 헤드폰 쓰시기 불편하지 않으시죠? 괜찮으십니까?
◆ 솔비> 불편하지 않아요. 왜 안 예쁘게 나오나요?
◇ 박재홍> 충분히 예쁘신데요. 벗으시면 더 예뻐요라는 말을 굳이 하고 있는데.
◆ 솔비> 그래요?
◇ 박재홍> 그런데 편하신 대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 솔비> 저는 이거 써야 좀 더 집중이 돼서.
◇ 박재홍> 오케이, 알겠습니다. 쓰셔도 되겠습니다. 일단 가수, 화가, 에세이 작가, 배우, 다각도로 활동하고 계시고. 얼마 전에 '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요 에세이집도 내셨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에세이집을 내시게 되셨는지 궁금한데.
◆ 솔비> 이제 제가 10년마다 책을 내는 그런 목표도 있었거든요.
◇ 박재홍> 그러세요?
◆ 솔비> 그래서 10년 전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라는 책을 냈는데, 이제 30대의 여정을 또 정리하면서도 또 제가 어떻게 나답게 살아올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과 좀 제가 미술을 시작하면서 이제 12년 정도 됐거든요, 그림 그린 지. 그래서 어떤 저의 작업에 대한 세계나 그런 서사들, 그리고 이제 제가 어떤 부분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좀 더 나다운 삶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가면 좀 더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들을 담고 있는 책이에요.
◇ 박재홍> 그렇군요. '무아멤무' 그림 전시회도 여셨죠?
◆ 솔비> '무아멤무'는 프랑스어로 '나 자신'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제가 워낙 책도 이렇게 나를 탐구해가는 그런 내용이다 보니까 전시에도 그 책이랑 좀 연관해서 '무아멤무'라고 '나 자신'에 대한 전시를 이제 초기작부터 지금 신작까지 이렇게 쫙 모아놓은 전시를 한번 했어요.
◆ 김성회> '나'라는 주제가 관심을 많이. '나'라는 주제가 굉장히 집중을 하시는 것 같은데 그게 연예인이 되신 다음에 여러 가지를 겪으시면서 '나'라는 주제에 집중을 하셨던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나'라는 주제를 관심을 많이 가지셨던 건지 좀 궁금하거든요.
◆ 솔비> 제가 이제 미술을 시작했던 계기 자체가 이제 연예인 활동을 하다 보니까 좀 저의 정체성도 잃어버렸었고. 진짜 나 자신에 대해서. 그래서 이제 저도 이제 2006년도에 데뷔를 하고 신인 시절이 막 그렇게 길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오자마자.
◇ 박재홍> 떴어요. 스타가 됐어요.
◆ 솔비> 주목을 좀 받았어요.
◇ 박재홍> 스타가 됐어요.
◆ 솔비> 그래서 그 짜여진 스케줄 대로 이제 움직이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 인형처럼 사는 삶이 되다 보니까 내가 나의 취향은 뭐였고 내가 좋아하는 건 뭐였고 내가 이제 방향에 대해서 좀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미술을 좀 처음에는 치료의 개념으로 시작을 했는데 하다 보니까 나 자신과 대화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타인에 대해서 궁금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세상이 궁금해지고. 또 연예인으로 살아가다 보면 또 그러니까 저의 마음속에 있는 발언들을 사실 쉽게 못 하잖아요. 항상 왜곡되거나 막 이러니까. 그런데 미술을 하다 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미술을 통해서 사회적 메시지도 담을 수 있고. 그리고 거기에 더 나아가서 '나'라는 사람을 탐구하게 되면서 좀 더 누군가에게 제가 탐구해 왔던 것처럼 그런 잠재성에 대한 부분들을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 자신'을 첫 번째로 이제 좀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 박재홍> 미술의 세계에 들어가실 때 '이정권 대표와의 만남이 중요했다'라는 내용이 책이 나오고. 인상깊게 봤던 구절은 '저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 같아요'.
◆ 솔비> 맞아요, 책 열심히 보셨네요?
◇ 박재홍> 그 이야기를 이제 세상을 통해서 직접 말하기도 하고. 그림을 통해서 말해야겠다 이렇게 선택을 하신 거네요.
◆ 솔비> 어쨌든 그러니까 나 자신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사실 각자마다 다 많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솔비> 그런데 그걸 표현하고 사느냐, 아니면 그냥 담고 사느냐인데.
◇ 박재홍> 진 교수님과 김성회 소장님은 직접 항상 하시거든요. 항상 하시면서 푸시는.
◆ 솔비> 제가 봤을 때는 더 많이 못 하신 것 같아요.
◇ 박재홍> 하고 싶은 말 더 못 하는 것 같아요?
◆ 솔비> 우리는 사실 하고 싶은 말을 반 이상을 하면서 살면 굉장히 성공한 삶이지 않을까요?
◇ 박재홍> 그렇죠, 그렇죠, 그렇죠.
◆ 솔비> 그런데 자기의 소신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굉장히 계속 그런 삶을 추구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제 어떤 미술 일이 됐던 음악, 미술, 글 여러 가지로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하나씩 만들어 가는 거고 그 도구를 통해서 제가 꺼내고 싶은 이야기, 좀 더 나의 정말 소신이 담긴 이야기나 내가 지금 생각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그런 것들을 자신 있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이 더 중요한 것 같아서 그렇게 작업을 하고 있죠.
◇ 박재홍> 전시회 그림 한번 유튜브 화면으로 한 번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제가 미술에 문외한인데 진짜.
◆ 솔비> 아니, 옆에 이런 박사님을 두고 어떻게 가까이 있는 분들도.
◆ 진중권> 저도 사실은 문외한입니다.
◆ 솔비> 왜 그러십니까?
◇ 박재홍> 미술 작품을 어떻게 보시냐, 저는 잘 모르는데.
◆ 진중권> 개별 작품을 보는 건 문외한입니다. 그건 평론가들이 하는 거고 저는 평론가들이 말을 해놓으면 그게 우리 재료거든요, 미학은.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굉장히 너무 잘 그리시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소질까지 어떠한. 지금 나오는 이 작품.
◆ 진중권> 그전에 표현 매체에서 그림을 선택하신 거잖아요, 처음에. 그런데 그전에 그림을 선택하게 된, 예컨대 어렸을 때 그림을 그려봤다거나 이런 게 있었던 건지 아니면 그때 처음에 해서 그림을 접한 건지.
◆ 솔비> 처음으로 그림을 접했어요. 사실 어렸을 때 그림을 그려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음악만 했었고. 연극 극단에 있어서 연기를 했었고.
◇ 박재홍> 연기를 했었고.
◆ 솔비> 그림은 사실 처음 접했는데.
◇ 박재홍> 이 작품은 뭡니까?
◆ 솔비> 이 작업은 이제 '피스 오브 호프'라는 케이크시리즈인데요. 제가 이제 케이크시리즈에 대한 한 번의 그 논란이 있었어요.
◇ 박재홍> 그랬었어요?
◆ 솔비> 그 케이크를 이제 제가 손으로 만들었던 진짜 케이크인데, 그 케이크가 이제 제프 쿤스의 작품을.
◇ 박재홍> 비슷하게 했다?
◆ 솔비> 표절했다, 이런 이야기로 논란이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그건 케이크였을 뿐이거든요.
◇ 박재홍> 케이크인데.
◆ 솔비> 그래서 그때 이제 굉장히 그때 케이크를 만든 것도 사실 작품으로 만든 게 아니라 그냥 취미로 만들어서 제과점에서 제빵사가 제가 만든 케이크로 판매를 해도 되느냐라고 해서 그냥 그분들이 만든 걸 판매를 했던 거고. 그런데 저는 그 케이크를 만들어서 이거는 그냥 하나의 먹는 거일 뿐인데, 이걸 갖다가 저의 그동안의 작업까지 표절에 대한 부분을 얘기하니까 제가 영상을 진짜 앤디워홀 '저스트 버거' 오마주를 진짜로 했어요. 그래서 케이크를 직접 먹는 걸 영상을 찍었거든요. 그래서 저스트 어 케이크다. 이건 그냥 케이크일 뿐이야. 그래서 이제 그걸 평면화시킨 거예요. 그래서 케이크가 어떤 우리한테 주는 어떤 축하의 의미, 이런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때 너덜너덜해진 케이크가 너무 좀 저의 모습 같았어요, 그러니까 기능을 잃어버린? 굉장히 축하받고 칭찬받고 기분 좋아져야 되는데 제가 그때 막 너무 사이버불링에 너무 시달려서. 사실 해가 넘어가는 12시까지도 악플이 달리더라고요. 그래서 그 케이크의 모습을 보고 이걸 평면화시킬 수 있는 거에 대해서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너덜너덜했던 것처럼 지금 그때가 딱 코로나 터질 때여서. 그러니까 코로나19로 일상이 다 멈춰버린, 되게 많은 사람들의 어떤 모습 같아서 저걸 좀 희망을 부활하고 싶어서 '저스트 케이크, 피스 오브 호프'라는 글로 희망의 조각이라고 해서 케이크에는 초를 또 넣어야 다시 이제 탄생하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솔비> 우리가 소원을 빌고. 그래서 실제 초를 박제해서 케이크 질감을 그대로 내서 작업한 그림입니다.
◇ 박재홍> 사람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냥 잘 그렸고 예쁘다, 축하해 주면 되는데 굳이 또 그걸 공격을.
◆ 진중권> 트집을 잡고.
◇ 박재홍> 트집을 잡고.
◆ 진중권> 특히 아마 연예인이셨기 때문에 그럴 거예요.
◆ 솔비> 그리고 전공, 비전공에 대한 부분도 항상 저의 미술 활동에 되게 좀 타깃이어서 사실 그 부분도 중요하지 않다, 내가 하고 있는 게 더. 그러니까 한다라는 게 중요하지 그래서 결과를 내고 내가 그 안에다가 메시지를 담는 게 중요하지 어떤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제 항상 공격을 많이 받아서 제가 이제 '너 사과는 그릴 줄 아니'라는 그게 제일 많았어요, 저한테. 너 기본은 할 줄 알아? 데생은 할 줄 알아? 그런데 왜 사과를 꼭 잘 그려야 돼요.
◇ 박재홍> 지금 나가는 그림 무슨 그림입니까? 이건.
◆ 솔비> 저건 퍼포먼스 페인팅으로 제가 이제 음악을 이제 그림. 음악이 그려지는 방식으로. 제가 K POP 가수였고 그래서 그림을 붓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제가 K POP의 방식 그대로 따서 이제 어떤 퍼포먼스. 그러니까 노래를 만들고 안무를 짜고 그 안무에 맞춰서 이제 5분 내로 그 그림이 물감을 통해서 이제 그려지는 그림이에요. 그래서 내가 춤추면서 했던 어떤 행위들이 다 이렇게 증발, 휘발이 되잖아요, 가수들은. 그런데 그게 만약에 기록으로 남는다면 어떤 모습일까에서 시작해서 그린 거예요.
◇ 박재홍> 사과가 나오네요.
◆ 솔비> 네, 맞아요, 저게 사과예요. 그 사과를 A부터 Z까지 이렇게 쫙 만들어서 사이버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저 애플 작품을 이제 부조로 만들었죠.
◆ 진중권>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게 첫 번째, 화가가 되려면 미대를 나와야 된다. 위대한 화가들 많이 미대 안 나왔거든요. 학교 다니다 때려쳤죠. 두 번째는 미대 나와서 기본기를 거쳐야 된다. 그건 중요하지 않거든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느 미대에서는 데생 보는 거 시험 자체를 폐지했잖아요. 왜냐하면 그걸 하니까 애들이 얽매여 버리는 거예요. 상상력을 내지 못하게 되는 거지. 오히려 그걸 폐지해서 상상력을 해방시켰거든요. 그런데 이런 낡은 관념들을 많이들 갖고 있어요, 편견으로. 저는 이제 그걸 지적했던 거고.
◆ 솔비> 그런데 사실 이미 현대미술이라는 자체가 개념에서 출발을 하기 때문에 사실 많은 것들이 변해오고 있는데, 아직도 기본에 얽매인다는 자체가 사실 옛날에 아직 르네상스 시대나 좀 그전에 멈춰 있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열렸으면 좋겠다?
◆ 김성회>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 억울해서 그럴 텐데 그런가 보다 하고 듣고 넘어가면 될 문제 아닌가요?
◆ 진중권> 그러니까 그런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억울해하면서 살 거야. 거기서 해방돼야지 자기 작업을 하거든. 거기에 얽매여 있다는 건 이미 그 사람들 작업 방식이 낡았다라는 거잖아. 그러니까 자꾸 탓하는 거야. 그런데 딱 보니까 저 사람은 미대 안 나왔는데 나보다 더 잘 나가? 그러면 거기서 시기가 생기는 거고 공격을 하게 되는 거죠.
◆ 솔비> 상을 받았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고.
◆ 진중권> 의심부터 하고.
◆ 솔비>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몫은 꾸준히 해나가고 그 꾸준히 해나가는 거에 있어서 조금 더 넓은 관념을 갖고 계속 저의 메시지를 계속 써내려는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박재홍> 사실 요즘은 나와의 대화. 또 매일 궁금한 나를 찾으신다고 하셨는데 요즘에는 작품 활동하시면 좀 더 치유의 길도 가신 거죠?
◆ 솔비> 그런데 사실 영원한 치유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래요?
◆ 솔비> 치유를 해나가기 위해 어떤 것들을 계속 나 스스로한테 자극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그리고 그 안에서 물론 당연히 저한테도 여전히 고통이 있고 당연히 시련도 있겠죠. 그런데 그런 것들보다도, 그런 것들조차도 잘 담아서 이걸 작업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작업으로서 어떻게 더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것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림을 시작하는 것도 사실은 치유를 위해서 시작하셨던 것인데 그 치유가 굉장히 삶을 솔비 씨 풍성하게 한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 솔비> 맞아요. 사실 저는 미술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공부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미술이 단순히 미술만의 그런 저의 치유의 개념에서 벗어나서, 정말 인간에 대한 인문학 그리고 그 시대의 과거의 역사, 그런 것들도 다 공부하게 되었고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챕터도 미술을 통해서 많이 인생 공부 자체를 하는 것 같아서 미술이 그냥 단순히 시각적으로 즐기거나 그냥 감상의 역할에서 조금 더 넓게 바라보면 굉장히 인문학에 대한 부분도 굉장히 많이 갖고 있어서 저는 굉장히 현대인들한테 좋은 약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 박재홍> 그래서 이제 시선을 나에 대해서 하셨다고 하지만 또 상처 입은 이웃을 향한 시선도 갖게 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세월호 6주기에 그린 그림도 있으신데, 그 그림 한번 같이 띄우면서 얘기를 해 보면.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준비하고 있는데 상처 입은 이웃에 대한 관심도 생기셨던 것 같아요. 지금 그림 나가. 이게 이제 세월호.
◆ 솔비> 이건 한 4주기 때.
◇ 박재홍> 4주기 때 그림.
◆ 솔비> 매 주기마다.
◇ 박재홍> 매 주기마다 그림을 그리세요?
◆ 솔비> 그림을 그렸으니까. 저도 그때 당시에 굉장한 트라우마였고 저뿐만이 아니라 사실 그 실시간으로 바라보고 있던 많은 국민들이 트라우마로 갖고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또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청년들, 또는 그걸 보고 굉장히 트라우마로 남았을 그런 분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리고 저한테도 그때의 기억이 굉장히 강했기 때문에 그것도 저도 위로하는 마음으로, 나도 기억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어요.
◆ 김성회> 사실 조금 전에 미술과 정치가 닿아 있다는 말씀을 잠깐 하셨는데, 어쨌든 연예인이시잖아요. 미술가로 활동하시지만 본인의 어떤 처음에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으니까, 저런 종류의 사회적 메시지를 낼 때는 어떤 두려움도 있지 않으실까 싶은 생각인데, 이를테면 저렇게 내게 되면 어떤 특정 정파 아니냐. 이런 비판들도 있다라고 생각이 들어서.
◆ 진중권> 바로 공격이 들어오잖아요. 반대 정파에서.
◆ 김성회> 어떠셨는지. 그러니까 작품을 만드실 때 그런 것들을 그냥 극복을 하셨는지 신경을 안 쓰시는지 궁금하거든요.
◆ 솔비> 그런데 저는 그 어떻게 그런 사건, 그다음에 그런 것들이 어떻게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누군가의 상처와 그 아픔을 갖고 그 고통을 갖고 그걸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거에 대한 부분은 그들의 세상인 거고. 사실 그걸로 인해서 상처받고 아직도 아파하는 분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그건 정치적인 부분에 대한 소신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어쨌든 연예인이고 예술가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은 위로와 공감을 할 수 있게끔 예술의 본질에 대한 부분이 더 중요하지 그런 부분이 정치적인 색깔과는 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아니, 지금 세월호 문제뿐 아니라 우리 솔비 씨가 굉장히 기부도 많이 하시고 중증장애인 자립돕기 행사라든지 난치병 아동 문제, 청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 또 한국 대표로 2020년에는 환경 캠페인 참여도 하시고 플라스틱 문제도 참여하시고. 굉장히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 솔비> 당연히 관심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런데 사실 그러니까 더 많이 공부를 해야 되는데, 그런 거에 대한 부분에 계속 고민을 하고 그리고 당연히 알고 있어야 되고 그리고 저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저는 가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제가 어떻게 해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쓸모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왜냐하면 저도 미술을 통해서 새로운 인생을 얻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한테는 그때의 미술은 제 삶에 있어서 동아줄 같은 거여서.
◇ 박재홍> 동아줄.
◆ 솔비> 그러니까 저도 연예인이 아니면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될지 몰랐었어요. 그러니까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이라는 꿈이 명확했고. 그러니까 사회생활을, 진짜 아예 세상물정도 모르고 그럴 만큼 연예인이라는 꿈 하나의 꿈만 쭉 바라보고. 그걸 운이 좋게 이루어서 했는데 때로는 그 직업에 대해서 흔들릴 때도 있잖아요. 내가 잘 가고 있는 건가? 그런데 그걸 놓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저한테는 미술이 저한테 다시 내 삶에 있어서 활력을 주는 어떤 선물 같은 존재여서 저처럼 누군가가 이렇게 또 고통을 받거나 또 방황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제가 당연히 그 손을 잡아주고 싶고. 그리고 저의 행보로 용기를 좀 얻을 수 있다면 내가 더 뭔가 용기 있게 더 활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 박재홍> 그래요. 여러… 진 작가님.
◆ 진중권> 궁금한 건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서 지금 주로 회화기반의 작업인 것 같아요, 대부분. 그런데 요즘 작가들이 넓히잖아요. 여러 가지 매체도 사용하고. 그런 계획은 갖고 계신 건가요? 아니면 회화를 그냥.
◆ 솔비> 우선 회화는 저한테는 계속 해 왔던 거라서 계속하고. 지금 다양한 걸 고민하고 있어요. 설치 작업이라든가 아니면 좀 더 인터렉티브한 어떤 작업들도 고민하고 있어서 그럴려면 테크와의 결합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도 다 이제 고민해서 이제 계획하고 있어요.
◇ 박재홍> 라하 님이 '우리 솔비 님 정말 멋지게 살고 계시는군요'라는 댓글을 나눠주고 계시고.
◆ 솔비>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저희 영상 감독이 미술 전공자인데 솔비 님 작품을 보더니 색을 많이 쓴다는 건 정말 내공이 있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색을 많이 쓸수록 작품 안에 균형을 추구해야 되는데 색을 많이 쓰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으시다는 거고 정말 그 작품의 높은 세계의 수준을 말하라는 거라고 아까 저한테 얘기하셨습니다.
◆ 솔비> 감사합니다. 아직 사실 제가 컬러에 대한 부분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연구는 계속하고 있긴 해요. 그런데 아까 보셨다시피 굉장히 케이크시리즈는 단색이었어요. 실제로도 해외에서 바르셀로나에서 대상을 받았던, 저 작품으로 받았는데. 요즘에는 컬러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컬러를 많이 쓰고 있는데, 사실 아직까지는 계속 열심히 해야 되는 단계죠.
◇ 박재홍> 겸손하기까지 합니다. 우리 미학의 대가 진 작가님이 오늘만큼은 미학평론가로서 짧게나마 미술 세계에 대한 말씀을 나눠주셨는데 우리 솔비 님, 권지안 예술가님의 예술관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라는 청취자 질문.
◆ 진중권> 언젠가 한번 그때 공격을 당하셨을 때 어떤 말씀을 하셨어요. 그때 제가 그걸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거야말로 예술가,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답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 솔비> 케이크 시리즈.
◆ 진중권> 케이크 시리즈였던 것 같아요. 지금 불행히도 기억이 안 나는데, 나이가 드니까. 그걸 딱 듣고 예술가, 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는 이 정도 돼야 되는 거다라고 제가 그때 페이스북에 썼던 기억이 나요.
◆ 솔비> 그런데 진짜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셨는데, 어떠셨는지 되게 궁금해요. 첫 만남.
◆ 진중권> 사실은 제가 가서 보거나 이런 적은 없거든요. 저도 사진 몇 장 봤고 그러니까 보도가 나오면 대상 받은 작품이구나. 이런 사진만 봤는데, 가서 이렇게 한번 또 작업하는 것들 좀 보고 말씀 좀 많이 듣고 싶어요. 그래서 미학은 그거거든요. 새가 조류학을 알아서 나는 건 아니잖아요. 조류학을 공부하는 거라고 해서 제가 뭐 그렇게 개인 작품을 갖다가 평가하거나 이런 수준은 못 됩니다.
◇ 박재홍> 되게 겸손하게 마무리가 되는데. 우리 솔비 님의, 우리 지안 님의 전시를 직접 가서 저희가 또 응원을 해 드리면 좋겠고, 앞으로도.
◆ 진중권> 나중에 전시하면 한번 불러주십시오.
◇ 박재홍> 작품도 저희가 응원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또 다른 치유자로 활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에세이도 내셨어요. 예술가 솔비 씨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솔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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