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된 전통 연꽃 보러 오세요”…세종수목원 ‘아라홍련 특별전’[주말N]
“700년 된 연꽃 보러오세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세종시 국립세종수목원 안에 있는 한국전통정원 내 궁궐정원에서 ‘700년 아라홍련 특별전’을 오는 13일부터 8월 31일까지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아라홍련’은 흥미로운 사연을 갖고 있다. 2009년 함안의 성산산성 발굴 현장에서 연의 씨앗이 발견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방사성 탄소를 연대 측정한 결과 약 700년 전인 고려시대의 연 씨앗인 것으로 확인됐다. 함안군은 이 연 씨앗을 발아시키는 데 성공했고, 연은 2010년 7월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함안군은 함안 지역이 본래 아라가야가 있었던 곳이었다는 점에 착안, 이 연꽃에 ‘아라홍련(또는 아라연꽃)’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이 연은 매년 7월이 되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함안군에 따르면 고려시대 연꽃인 ‘아라홍련’은 700년이라는 세월을 건너뛰면서 지금의 다양한 연꽃으로 분화되기 이전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 전통 연꽃의 특징을 확인시켜준다는 것이다. 함안군 관계자는 “이 연꽃의 꽃잎은 하단은 백색, 중단은 선홍색, 끝은 홍색으로 현대의 연꽃에 비해 길이가 길고 색깔이 엷어 고려 시대의 불교 탱화에서 볼 수 있는 연꽃의 형태와 색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아라홍련을 증식한 개체가 선을 보인다. 특별전에서는 함안군 법수면 옥수늪에 자생하던 법수홍련도 볼 수 있다. 법수홍련은 우리나라 토종 홍련으로, 경주 안압지의 연과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특별전에 가면 송이고랭이·질경이택사·물수선화·물수세미·갈대·줄·꽃창포·마름·갯버들·애기부들 등 국내에 자생하는 수생식물 10종과 홍련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연못의 경관도 감상할 수 있다.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은 “‘700년 아라홍련 특별전’을 통해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가치와 보전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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