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속에 꿀 먹는 청개구리…"꿀벌 역할하는 듯"

이시내 2023. 6.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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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푸른 해안 평원지대엔 비가 오는 밤이면 청개구리 무리가 열매와 꽃 주변에 모여든다.

연구진은 "브라질 청개구리가 열매와 꽃속에 담긴 꿀을 선호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먹이를 섭취하는 과정에서 식물의 수분(꽃가루받이)을 도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브라질 청개구리가 꽃가루를 운반해 수분을 매개하는 역할을 할 거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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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청개구리' 꿀 먹는 모습 포착
몸에 꽃가루 묻혀 여기저기 운반
"생태계는 이토록 복잡하고 다양"
브라질에 주로 서식하는 ‘브라질 청개구리’가 꽃가루 운반 역할을 할 거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브라질 청개구리가 꽃속에 머리를 처박고 꿀을 먹고 있는 모습. Carlos Henrique de-Oliveira-Nogueira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외곽의 푸른 해안 평원지대엔 비가 오는 밤이면 청개구리 무리가 열매와 꽃 주변에 모여든다. 대부분은 육식성으로 곤충을 주식으로 삼지만 유독 ‘이 개구리’만 꿀벌처럼 꽃안의 꿀을 찾아 헤맨다. 브라질에 주로 서식하는 ‘브라질 청개구리(Xenohyla truncata)’다.

루이스 펠리페 톨레도 브라질 캄피나스대 양서류자연사연구소 소장이 이끈 연구진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분석결과를 국제학술지 ‘먹이사슬(Food Webs)’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브라질 청개구리가 열매와 꽃속에 담긴 꿀을 선호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먹이를 섭취하는 과정에서 식물의 수분(꽃가루받이)을 도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간 도마뱀·주머니쥐·바퀴벌레 등 ‘의외의 동물’이 수분 매개 역할을 할 거라는 연구가 있었지만, 양서류가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 청개구리가 초식을 할 거라는 추측은 이전에도 있었다. 앞선 연구에서 브라질 청개구리를 해부한 결과, 개구리 내장에서 열매·잎·꿀 등이 발견됐다. 하지만 실제 식물을 먹는 모습이 관찰된 적은 없었다.

브라질 청개구리. 위키미디아 커먼스

이번 연구에선 개구리가 꽃속에 들어가 꿀을 먹는 장면을 포착했다. 연구진은 “브라질 동부의 숲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하던 중 의도치 않게 브라질 청개구리 두마리가 꽃속에서 꿀을 먹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개구리들은 꽃속에 파묻혀 5~15분간 꿀을 섭취했으며, 이 가운데 한마리는 등에 꽃가루를 묻힌 채 나왔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브라질 청개구리가 꽃가루를 운반해 수분을 매개하는 역할을 할 거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카를로스 노구에이라 브라질 마토그로소도술 연방대 생명과학연구소 소속 대학원생은 미국 과학전문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청개구리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며 세계에서 수분 매개자 역할을 하는 유일한 양서류일 수도 있다”며 "이 종을 잃으면 식물과 양서류 사이의 독특한 생태적 상호작용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 전문가인 루스 코지엔 남아프리카 콰줄루나탈대 생물학 교수는 "이번 발견은 고무적인 첫걸음"이라면서  “생태계에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다양하고 독특한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구리가 옮긴 꽃가루가 무사히 수분에 성공하는지에 대해선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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