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포1단지 3주구, LH 명의 땅 취득할까… 6월 중 운명의 1심 판결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내 LH 명의 토지를 두고 조합이 LH 측에 제기한 대지 소유권 이전 소송 1심 판결이 6월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3주구에 LH 명의 토지 5975㎡를 놓고 소유권 이전에 관한 소를 제기했고 이달 말 첫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다"며 " 1·2·4주구 판결로 미뤄볼 때 승소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승소 후 토지 소유권이 이전되면 이를 매각, 해당 대금으로 공사비 증액분을 메꿔 조합원 분담금을 최대한 줄이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면 조합원이 실제 분담해야 할 몫은 1000만~2000만원 선에서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3주구 조합은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공사비 3661억원을 인상하는 내용의 공사계약 변경안에 합의, 총 공사비가 1조1748억원으로 늘어났다. 3주구는 같은 달 착공했으며 준공은 2026년 7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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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녹지는 반포주공1단지와 인근 다른 아파트 사이에 자리잡고 있고 테니스장 부지 앞 인도는 일반인 통행로로 주로 사용된다는 이유를 들어 소유권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2002년 당시 LH 전신인 대한주택공사(주공)가 주민들에게 공사 명의 토지를 인계하겠다고 언급한 문서가 있다는 사실도 조합에 유리한 점으로 작용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1973년 주공이 분양한 아파트로 당시 주공은 자투리땅과 공용시설 부지 등을 공사 명의로 남겨둔 채 20여년이 흘렀다. 이 땅이 문제가 된 것은 1990년대 반포주공1단지 주민들이 재건축을 추진하면서부터다. LH 명의 토지의 소유권이 조합에게 이전돼야 원활한 재건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비업계에선 1·2·4주구 조합이 LH에게서 해당 토지를 매입하게 되면 공사비가 크게 오를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특성상 공시지가가 매우 높았던 탓이다. 1·2·4주구 조합은 LH 측에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들어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점유취득시효란 특정 부동산을 소유할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자는 등기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다.
재건축에 본격 시동이 걸리면서 1·2·4주구 조합은 LH에 땅을 무상으로 줄 것을 요구했다. LH는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맞섰다. LH 관계자는 "당시 주공이 토지 소유권을 주민들에게 인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은 사실이나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었다"며 "법률 자문 결과 인계 제안에 대한 입주민의 무응답을 근거로 소유권 이전에 대해서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소송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H는 이 같은 방식으로 조합에 토지를 무상으로 양도하면 배임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혜미 법무법인 오페스 변호사는 "LH는 국가 소유 땅에 관련한 업무를 대신 행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인데 제3자인 1·2·4주구 조합으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만들어 국가에 손해를 입히는 경우 현재 담당 부서 직원에게 배임 혐의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며 "국가가 LH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1·2·4주구 조합과 LH는 상고 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 결정에 따라 3주구 조합이 LH에 제기한 소송 결과도 달라질 전망이다. 3주구 조합이 1·2·4주구 조합와 LH 간 소송에 집중하는 이유는 또 있다. 1·2·4주구 안에도 3주구 조합원 분의 토지가 일부 존재한다. 두 조합은 당해 토지 소유권을 두고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3주구 조합은 협상 결과 3주구 몫의 땅을 받아오게 되면 이 또한 매각할 계획이다.
1·2·4주구 조합은 3주구 조합 측의 이러한 요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1·2·4주구 조합 관계자는 "현재 3주구가 1·2·4주구에게 가져가는 토지 면적보다 3주구 현장 내에 있는 1·2·4주구 조합 몫이 더 많은 것으로 안다"며 "1·2·4주구와 3주구가 공용으로 썼던 부분과 아닌 부분이 달라 협의를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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