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뚜껑 열고 시원하게… 운전 재미 가득한 BMW Z4

고성민 기자 2023. 6.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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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를 대표하는 로드스터 Z4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국내에 출시됐다. 로드스터는 뚜껑을 열고 달릴 수 있는 오픈카 중에서 뒷좌석이 없고 운전석·조수석만 있는 차를 말한다.

BMW Z4. /고성민 기자

Z4의 차체는 길이 4325㎜, 폭 1865㎜, 높이 1300㎜다. 휠베이스(자동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는 2470㎜다. 보닛이 길고 트렁크가 짧은 이른바 ‘롱 노즈 숏 데크(Long nose Short deck)’의 비율이 인상적이다. 운전석이 뒷바퀴 쪽에 더 가깝게 붙어 있어 도로의 다양한 차들 사이에 섞여도 존재감이 확연하다.

전면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새롭게 바꿨다. 그릴 내부에서 반짝이던 세로로 길쭉한 은색 장식을 없애, 보다 간결하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콩팥(kidney)처럼 생겨서 붙은 명칭)은 요즘 BMW의 신차들처럼 과감하게 크지 않고 적당하다. 차체 테두리까지 이어질 정도로 개성 있는 헤드램프와 알파벳 ‘L’이 가로로 길쭉하게 놓인 것 같은 독특한 리어램프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했다. 측면을 선명하게 가로지르는 두 줄의 캐릭터 라인(차체 옆면을 가로지르며 개성을 표현하는 선)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BMW Z4 구형(왼쪽)과 신형(오른쪽)의 모습. /BMW 제공
BMW Z4
BMW Z4. /고성민 기자

Z4의 좌석 높이는 상당히 낮다. 차 길이가 작지만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이 넓어 답답하지 않다. 뒷좌석 없이 2인승으로 구성했고, 전폭(차의 폭)이 꽤 넓은 덕분이다. 헤드룸(머리 위 공간)과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 모두 여유로웠다. 실내 디자인은 대체로 간결한데, 헤드레스트(머리받이) 일체형 M 스포츠 시트와 M 레더 스티어링 휠(운전대)이 특별함을 가미한다.

뒷좌석이 없는 구조적 한계로 수납공간은 부족하다. Z4에 두 명이 타면 트렁크에 백팩을 실어야 한다. 구형 대비 수납공간을 넓혔다고 하지만, 실용성은 부족하다.

BMW Z4. /고성민 기자

시동을 걸면 엔진이 ‘그르릉’ 하며 구동을 준비한다. Z4는 2.0리터(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기본형 ‘Z4 sDrive20i(Z4 20i)’ 모델과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Z4 M40i’ 모델로 나뉜다. 기본 모델 가격은 7250만원, 고성능 모델 가격은 9640만원이다. 시승차는 기본 모델인 20i 모델이었다.

Z4 20i는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와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 197마력, 최대 토크 32.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6초다. 복합 연비는 10.7㎞/ℓ, 공차중량은 1525㎏이다.

BMW Z4. /고성민 기자

제원만 보면 Z4 20i는 고성능 스포츠카라고 표현하기 어렵지만, 낮은 무게중심과 콤팩트한 차체, 역동적인 서스펜션 덕분에 차가 더 민첩하게 느껴진다. 핸들링이 정교하고, 앞뒤 무게중심이 50대 50으로 맞춰져 있어 고속에서 회전해도 차체가 안정적이었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고속에서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도 속력이 확 오를 만큼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낮은 시트 포지션에서 느껴지는 실시간 노면 변화와 우렁찬 엔진음은 경쾌하게 달리는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강력한 브레이크는 믿음직스럽다.

BMW Z4. /고성민 기자
BMW Z4. /고성민 기자
BMW Z4. /고성민 기자

Z4는 전동식 소프트 톱(천 재질로 만들어진 여닫는 지붕)을 장착한다. 기어 노브(기어를 바꾸는 손잡이) 인근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10초 이내에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 시속 50㎞ 이하로 달릴 땐 주행하면서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 따뜻한 햇살과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도로를 달리는 오픈카만의 매력이 나타난다. BMW는 Z4를 “BMW의 핵심 가치인 운전의 즐거움을 가장 잘 나타내는 모델”이라고 소개한다.

BMW Z4. /고성민 기자
BMW Z4. /고성민 기자

컴포트 모드와 출력을 낮춘 에코 모드에서도 Z4 20i의 승차감은 많이 딱딱했다. 울퉁불퉁한 노면이나 도로의 요철 같은 도로의 상황을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출퇴근을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매일 운전하는 차로 쓰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다. 무거운 편에 속하는 운전대는 고속에서 안정적이었지만, 저속에서도 무거워 주차할 때 손목에 힘이 평소보다 훨씬 더 들어간다.

Z4 M40i은 스톱 앤 고(Stop&Go) 기능을 포함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지원하는데, Z4 20i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지원하지 않는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간격을 스스로 유지하며 주행하는 반자율주행 기술을 말한다.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하더라도 정차 후 재출발할 땐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발로 직접 밟아야 하는데, 스톱 앤 고 기능이 들어가면 정차 후 재출발까지 스스로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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